왜 미련이 남나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일단 그 원인으로부터 벗어나려 합니다. 상실감과 우울함이 나를 바닥으로 끝없이 끌어당기고 있을 때 가만히 있지 않고, 무언가를 배우러 다니거나 몇 명 되지 않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나러 다녔습니다. 명상 요가를 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나에게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명상과 요가는 정적인 행위이며, 운동입니다. 처음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하지만 꾸준히 하면 할수록 몸의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나의 문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점차 작아지고 있었습니다.
처음 사업을 해보려 시도를 했습니다. 제일 먼저 사업자등록을 하고 외부 출강을 두어 번 했지만 처음 강사 일을 하니 잘하기는커녕 서툴렀습니다. 그래도 종종 주문을 받기도 했고, 강의 수업도 들어왔지만 그중 대부분은 중간에 무산이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나름 노력을 했지만 소극적인 태도도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부부의 관계도 여전했습니다. 제 느낌에는 그 전보다 더 각자의 생활을 한 것 같습니다. 가족들 모임이 있거나 할 때는 아무 문제없는 부부였습니다. 서로에 대한 대화 단절도 여전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친구도 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마음을 터놓을 상대는 아니었습니다. 나의 공허함을 어떻게든 채워야 했습니다.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구입해서 읽어보기도 하고, 정처 없이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소소하게 나에게 선물을 하기도 했습니다. 자잘한 액세서리부터 옷, 가방, 신발 등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각종 화장품도 사서 발라보기도 하고 새로 산 옷을 입고 돌아다녀 보기도 했지만 잠시 잠깐의 여흥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각종 물건을 사고 또 사고를 반복했고, 점차 나의 타성에 젖어들게 되었습니다. 어떤 것을 해도 금세 흥미를 잃었고 새로운 물건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중독되어 갔습니다.
나는 생각했습니다. 포기를 했는데 포기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뭐가 문제인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여전히 문제가 풀리지 않았고, 여전히 미련이 남아 계속 고개를 돌리게 되니 말입니다.
나도 빈껍데기이고 남편이라는 그저 껍데기만을 붙들고 나를 봐 달라고 소리만 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혼 고민도 혼자 꽤 하기도 했었습니다. 나의 입맛에 맞지 않다고 퉤하고 뱉어내기만 한다고 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