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산후우울증이 왔다
출산의 행복은 엄마라면 다 느꼈을 것입니다. 보통 10개월을 고이 품어 세상 밖으로 내어놓게 되는데 아이의 의지가 더 크게 작용하여 만나게 됩니다. 자연분만, 제왕절개 수술 등으로 만나게 되는데 아기의 첫울음을 터트리는 순간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아이와의 첫 만남으로 행복감을 느꼈는데 그 시간은 찰나의 순간으로 날아가버리고 육아 전쟁터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아기에게 수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면 부족으로도 힘이 듭니다. 그러고 엄마에게 첫 시련이 다가옵니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기를 돌봐야 하니 앞으로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불안하고 두려움이 생기게 되고 우울감이 찾아옵니다.
출산 후 느끼는 이 우울감을 산후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산후 우울증이란
출산 후 85%에 달하는 여성들이 일시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일상적 생활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를 산후 우울감이라고 합니다. 대개 분만 후 2~4일 내로 시작되며 3~5일째에 가장 심하고 2주 이내에 호전됩니다.
산모의 약 10%~20% 정도에서 발병되며 대개 산후 4주를 전후로 발병하지만 드물게는 출산 후 수 일 이내 혹은 수개월 후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개 발병 3~6개월 후면 증상들이 호전되나 치료받지 않을 경우 증상이 악화되어 1년 넘게 지속되기도 합니다. 방치할 경우 산모 자신은 물론, 유아의 발달과 가족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산후 우울증 [postpartum depression] (국가 건강정보 포털 의학정보, 국가 건강정보 포털)
산후 우울증 보통의 증상은 기분이 자꾸 가라앉아 눈물만 나고 자신이 무가치하게 느껴지며 불안, 초조하여 잠시도 편안히 있지 못하는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잠도 잘 안 오고 식욕도 없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이 심해지면 자살충동으로도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 시점까지 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임신육아종합포털 사이트 아이사랑에 들어가면 임신, 출산, 육아, 교육(어린이집) 관련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산후 우울증도 따로 관리하는 부분들이 있어 몇 자 내용을 옮겨봅니다.
<어떤 사람이 산후 우울증에 잘 걸리나요>
- 우울증, 양극성 장애, 또는 정신병의 과거력
- 정신사회적 영향들: 예를 들어 스트레스가 많은 삶
- 배우자, 가족 또는 사회의 낮은 지지
- 과거 부모와의 갈등
- 신체적, 성적, 정서적인 학대의 과거력
- 원하지 않는 임신이나 난산인 경우
- 임신 실패 경험
- 진정시키기 어려운, 불안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아기
- 성격유형: 특정한 성격 유형은 우울증의 가능성을 증가시킴. (예. 걱정이 많은 사람, 사회적으로 회피하는, 완벽주의, 또는 자기 비난형)
<산후우울증이 보통 우울증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 죄책감이 든다.
- 아기와 노는 것이 즐겁지가 않고 아기와의 결속이 없는 듯이 느껴진다.
- 아기가 잘 때조차도 잠이 오지 않는다.
- 너무 많이 자고 침대에서 나오기가 매우 힘들 정도로 피곤함을 느낀다.
- 집중하기가 어렵다.
- 음식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고 또는 더 이상 자기 자신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 엄마로서 실패한 것처럼 느껴진다.
여기에서 나에게 해당되는 것이 있는지 살짝 살펴보았습니다. 임신 전부터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부분들로 인하여 우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연결이 된 것 같습니다. 한동안은 아기가 심하게 우는데도 상태를 보고 빨리 파악하여 조치를 취해야 하나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저 아기를 빤히 바라만 보기를 몇 차례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남편이 같이 있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아기가 지칠 때까지 울어도 손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몸도 힘들고 지치는 느낌으로 항상 피곤함을 느꼈습니다. 그때 보건소에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산모들을 위해 산후우울증 진단 검사를 무료로 해준다고 해서 해봤는데 그때는 우울증 초기 단계가 나왔습니다. 보건소 담당자가 너무 힘들거나 하면 상담을 할 수 있도록 권장을 했습니다. 그때는 그것조차 왠지 꺼려지고 나 자신이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함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조금씩 의지가 생기고 있는데 엄마인 나는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우울감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산후 우울증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것이 있기에 이번에 다시 해보니 결과는 여전히 우울증 상태이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메시지가 떴습니다. 출산을 하고 길면 6개월 안으로 벗어난다고 되어있는데 나는 출산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그 상태이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삶의 의욕이 없거나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극단적인 생각들은 나지 않으니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디게 지나가려나 봅니다.
아이들이 잘 놀면 좋고, 웃는 모습•웃음소리를 들으면 행복한데 온 집안을 헤집고 돌아다니면 끝없는 뒷정리와 어디 모서리에 부딪혀 다치지 않을까 마음 졸이며 보고 있는 내 모습이 마냥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아이의 행동에 너무 즉각적인 반응이 좋지 않다고 해서 애써 의연한 척하고 있기도 합니다. 위험한 물건을 만지거나 행동을 할 때면 저지를 하지만 아직 엄마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 아이들은 같은 행동을 반복합니다. 그 행동들에 엄마의 언성도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정말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언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엄마인데 아이들만 바라보고 있으면 그저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모성애가 있는 엄마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들어왔습니다. 막상 엄마가 되어보니 아이들에겐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엄마인 자신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나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몰려옵니다. 이제 엄마로서의 시작점에서부터 많은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엄마가 처음인 내가 하루에도 몇 번씩 행복과 불행 사이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그래도 초보 엄마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달려와 환하게 웃어 보이면 같이 웃음 짓게 되는 지금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