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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아 Jun 27. 2020

2부 #3 좋은 기운 전달하기

저의 경험담으로 용기를 냈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기운이든 가지고 있습니다. 선한 기운, 악한 기운으로 크게 나뉘고, 보통 행복한 기운, 따스한 기운들을 남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사주 명리학에서는 음양오행으로 인간에게 일어나는 모든 형상을 해석하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으로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합니다. 지금 인터넷 각종 매체나 SNS, 유튜브 등도 그런 의미로 행동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시작은 그저 호기심에 달했지만 하면 할수록 ‘남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지?’ 끊임없이 고민하잖아요. 어떤 사람들은 고의적으로 악행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의 작은 일상의 일들이라도 좋은 기운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임신을 했을 때 한참 입덧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집안에 있는 것도 괴로웠지만 밖에도 잘 나가지 못했었습니다. 나의 예민해진 코가 문제였습니다. 임신 8주부터 16주까지 꼼짝없이 화장실 변기에 머리를 처박고 있던 기간이었습니다. 17 주가 되니 완벽하게는 아니었지만 제법 괜찮아져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산책 정도는 할 수 있었습니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친해진 사람이 있는데 아파트 상가의 작은 슈퍼 사장님입니다. 사장님의 나이가 저보다 2살 정도 어렸는데 한참 보이지 않았던 제가 그동안 궁금했었다고 합니다. 혹시 몰라 안정기가 되는 시기가 오기 전까지 주변 사람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거든요. 그렇게 저의 얼굴을 보고


“어머, 얼굴이 많이 상했네요. 어디 아파요?.”

“아니에요. 그냥 몸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4개월 정도를 얼굴을 못 봤던 것 같은데. 나는 그동안 인공수정 시도하다 잠시 쉬고 있어요. 나이도 있는데 어떡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그랬습니다. 슈퍼 사장님도 아이가 생기지 않아 한참을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저보다는 아이를 간절히 원했었기에 함부로 내가 임신했다는 것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임신 6개월 정도 되니 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의 임산부보다 쌍둥이 임산부의 배가 빨리 불러오기 시작합니다. 저도 5개월부터 많이 나오기 시작했었습니다. 사장님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신 여부를 물어보았고 확인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임신한 방법을 물어보길래 시험관 시술을 했다고 했습니다. 마침 자신들도 시술을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술이 어떤지 많이 아프진 않는지 등의 물음에 “괜찮아요.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 않아요. 알겠지만 배란 유도 주사를 놓을 때가 더 힘들었어요. 막상 난자 채취, 이식은 금방 끝나요.”

“그래요. 그럼 혹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추천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시험관 시술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니깐 끝까지 시도를 해보고 포기하는 게 미련이 남지 않으니깐 한번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럼 나도 해볼까, 좀 무서워서 어떨지 물어봤어요.”

 “난자 채취하러 들어가면 수면마취 후에 하기 때문에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요. 할지 말지 결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까지 아이를 원했으니 한번 해보고 안되면 남편과 둘이서 재미나게 살면 된다는 마음으로 시도해봐요.”

“알겠어요. 결정하면 알려줄게요.”


그런 후 2개월 뒤에 시험관 시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험관 시술 확률을 높이기 위해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하여 3개월은 몸을 만들고 시술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저의 몸은 점차 무거워졌고, 배도 많이 나온 상태였습니다. 하루는 슈퍼에 방문을 했습니다.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하고 간단한 안부 인사를 하고 있는데 사장님의 눈길이 자꾸 나의 배에 안착해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실례인 거 아는데 임신한 사람 배를 만지면 좋은 기운이 온다고 해서 살짝만 만져봐도 될까요.”

“무례한 사람도 많지만 사장님은 정중히 양해를 구한 것이니 괜찮아요.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고요.”

그렇게 아주 조심스럽게 살짝 대고 웃어 보이는데 그 얼굴이 잊히지 않습니다. 간절한 소망이 담긴 걸까요? 부러움의 감정일까요. 알 수는 없지만 간절한 마음만큼은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는 임신 7개월을 지나가고 있었고, 환한 얼굴로 시험관 시술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언니의 경험담이 제가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시험관 시술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는 말이 무작정 두려웠던 마음이 조금은 없어지더라고요.  언니의 위로와 좋은 기운으로 좋은 소식이 되어 나에게 왔어요. 정말 고마워요.”


저는 그저 작은 경험담을 이야기하였을 뿐인데 그것으로 용기를 얻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저에게서 좋은 기운이 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작정 위로를 했던 것도 아니었고, 무작정 희망을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게 말이죠. 아이가 생기지 않아 이런저런 고생들과 온갖 스트레스를 받았던 경험이 있어 그 마음들을 알기에 선뜻 ‘앞으로 잘 될 거예요. 좋은 소식 있을 거예요.’라는 말조차 폭력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밑져야 본전이다 생각하고 한번 해보고 안되면 말고라는 마음으로 털어버려요. 정말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라는 심정으로 임했더니 좋더라고요.”라고 말을 했었습니다. 정말 그랬거든요. ‘이번에 내생에 마지막이야. 한번 해보고 안되면 말지

뭐~~ 시도해봤으니 미련 없이 앞으로 살면 되는 거야’ 이렇게 생각했었거든요.

슈퍼 사장님은 임신 성공 후  이란성쌍둥이가 생겼고, 임신과 출산 과정의 정보를 저에게 얻고는 했습니다. 쌍둥이 임신이기에 가까운 곳에서 정보를 얻기가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건강상으로 조심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가까스로 견디어 출산 예정일보다 빨리 아이들을 만났지만 건강하게 잘 만나 잘 크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슈퍼 사장님도 저와 같은 이란성 남매 쌍둥이를 출산 후 육아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저도 좋은 기운을 남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저에게도 좋은 영향력이 조금은 있는 거겠죠? 한 사람이었지만 말이죠.

앞으로 저로 인하여 행복함을 느꼈다고 하는 말을 더 듣고 싶기도 하네요. 철없는 어린아이도 아닌데 철없는 마흔의 어른이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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