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알아서 하면 안 될까요?
결혼을 하면 당연히 아이를 가져 가정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고 결혼을 하는 시기가 늦어졌으며 굳이 결혼이라는 틀에서 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를 꼭 가져야 가정을 이루게 되는 것인가요?
이미 가정을 이루고 있지 않은가요?
남들과 다르게 사는 모습이라고 이상한 논리를 펼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결혼 한지 1년 차 접어들자 조금씩 시어머님의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었기 때문입니다. 정작 저에게는 아이를 당분간 가지지 말자고 해놓고 말이죠. 어른들에게는 정확한 생각들을 이야기하지 않고 우리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부모님에게는 말 못 할 일들이 있었기도 했고요. 그렇다고 왜 그 문제는 며느리인 저에게만 말씀을 하시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주변의 결혼한 친구들도 아이를 낳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부러운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이 나 자신조차도 감당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아니 두려웠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삼십 대 초반이니 괜찮아’
‘조금 더 우리들만의 시간을 누리고 싶어.’
어떤 어르신에게서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은 이기적인 사람들이라고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나라에 보탬이 되어야지’
나라가 우리에게 어떤 보탬이 되고 있는지 아직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왜 강요를 하는지요.
친구 중에는 도저히 한국에서는 비전을 만들기 어렵다고 해외로 나간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으레 지금의 일도 아니고 훨씬 오래전부터 젊은이들이 해외를 나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왜 우리에게 강요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기성세대들은 책임져주지 않고 말로만 의무와 책임이라고 떠넘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한국은 저 출산으로 인하여 초 고령 사회를 맞이하고 있고, 정부에서는 육아대책이라고 내어놓고 있지만 그 혜택들은 미미하여 보탬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2019년부터 난임부부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도 했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를 키우는데 아이 한 명 당 양육비가 2억 6천만 원에서 3억의 돈이 든다는데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요? 노후 걱정도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부모의 도움조차 받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버거운 일이기도 합니다. 누구의 도움을 바라는 것은 아니라지만 그저 입에 발린 말들은 삼가해 주었음 하는 마음입니다.
인터넷 기사에서 보는 저 출산의 원인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미혼남녀만 느끼는 것일까? 결혼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느끼고 있으며,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결혼을 한 여성들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언제 임신을 하는지, 이직을 하는 사람들에겐 면접관들이 의례적으로 묻는 질문에 아이는 가질 계획이 있는지를 물어봅니다. 저도 구직 활동을 하는 도중 면접을 볼 때마다 듣는 말들이었습니다. 2020년인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2-3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가 있나요?’ ‘없으면 낳을 계획이 있나요?’ 혹여나 낳을 계획이 있다고 하면 늘 떨어지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계획은 없다고 말을 해야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주어지는 것에 씁쓸했었습니다. 스펙이 빵빵하지 않는 보통의 사람이라서 일까요.
결혼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변에서의 알 수 없는 압박은 더욱 커집니다. 심지어 친구들조차도 그 질문을 입에 달고 삽니다. 그들은 아이들을 낳아 키우고 있으면서 그 삶이 다른 사람에게 추천을 할만해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나도 힘들게 아이 키우며 살고 있으니 너도 같이 힘들자 일까요. 어찌 되었든 그들의 이야기에 하나하나 답을 해주는 것조차 에너지 낭비만 할 뿐이었습니다. 언제나 스트레스를 받는 건 저였습니다. 왜 그런지 몰라도 이런 질문은 저에게 더 많이 하더라고요. 남편은 나 몰라라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그럴 때마다 정말 싫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학교는 어디니?’ ‘공부는 잘하니?’ 취직을 할 나이가 되면 ‘취직은 안 하니?’ ‘회사는 어디니?’
결혼할 나이가 되면 ‘남자 친구, 여자 친구는 있니?’ ‘결혼은 언제 할 거니?’ 결혼하면 ‘아이는?’ 아이를 한 명 낳으면 ‘둘째는?’
많이들 들어 보았을 질문들이죠. 이제는 TV에서 조차도 이런 질문들은 삼가라고 하죠. 그래야 서로가 즐겁게 얼굴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저도 막연하게 생각할 때는 이렇게 행동을 했을 때도 있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얼마나 폭력적인 행동과 말들인지 말이죠.
저도 서른아홉 살 까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던 말들이었습니다. 언제나 저는 마음속으로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시댁 식구들과의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아이를 왜 낳지 않는지에 대해 말이 나오자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현재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으니 앞으로 말을 삼가 달라고 말입니다.
‘제발, 아무것도 묻지 말아 주세요. 그냥 저희가 알아서 하면 안 될까요?’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 또한 저희가 선택한 삶이니깐요. 존중을 해주세요.
자신의 자녀가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들이 있겠지만 그들의 선택 또한 존중을 해주는 것이 어른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저 지켜봐 주는 것이겠죠. 우리의 부모님 세대의 어른들은 남들과 같은 삶을 강요하기보다 말없이 기다려주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