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발적인 선택인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인가?
2020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 결혼 후 자녀를 가질 것인가 안 가질 것인가 중 자녀 없는 삶을 선택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저도 그랬고 주변 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일과 가정 모두 양립하여 해나가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하고,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감도 큰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 한 명 양육하는데 드는 비용도 많이 들지만 성인이 되어 독립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죠. 부모로부터 독립을 일찍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도 적잖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의 노후까지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성의 경우 경력 단절로 인하여 우울감을 많이 겪기도 하고요. 그런 점을 감안하면 차라리 자녀 없는 삶을 선택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결혼을 하면 당연히 아이를 낳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도 오래가지는 못했죠. 넉넉하게 빚도 없이 시작한 결혼 생활이 아니었기에 맞벌이는 필수였고, 그래야 조금이라도 부족하지 않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집 이사를 할 때마다 빚이 생기고 없애고를 반복했습니다. 수도권 생활이라는 것이 만만찮았고 물가도 지방보다 비싸고, 집 시세도 많이 다르더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의 여유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마 보통의 젊은 부부들은 그럴 것입니다.
워킹우먼으로 살면 조금 더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하나의 허상에 지나지 않다는 것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사랑을 해서 결혼을 했지만 그 감정이 영원한 것이 아니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식어가기 마련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말이죠.
아이 없는 삶도 처음엔 내가 전적으로 원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처음엔 부담스러워했고, 충분히 둘이서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혼생활 6년 만에 그 생각은 바뀌게 되었습니다. 생각이 바뀌었다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서로의 개인적인 시간들을 존중하면서 살았는데 갑자기 아이를 가지자고 결정하는 것이 쉬운 일일까?
그동안의 선택으로 섹스리스 부부로 지낸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임신 과정이 순조롭지 못한 것은 당연합니다. 아무 문제가 없다가도 배란일을 계산하여 부부관계할 날짜를 정하고, 정해진 날짜 안으로 기계처럼 임하는 남자, 여자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두 번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죠. 우리도 그 문제로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책도 많이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한 사람들 이야기들을. 하지만 그런 책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중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있어 소개합니다. 근본적인 도움이라기 보단 마음의 안정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입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 아이 없는 완전한 삶 (앨런 L 워커 저자 / 공보경 옮김)
아이 없는 삶은 결핍이 아닌 선택이다.
아이 없이 살기로 한 이들에겐 확신을, 망설이는 이들에겐 균형 잡힌 시각을 주는 책이다.
- 남편은 내가 집에서 논다고 말했다. (최윤아 저자)
퇴사만 하면 행복할 줄 알았던 워킹우먼, 전업주부가 되고 진짜 방황을 시작하다.
결혼한 남자는 ‘본격적으로 써먹을 인력’이 되지만 결혼한 여자는 언제든 임신하고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잠정적 배제 인력’이 된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한 여자의 이야기. 일에 지친 여자가 전업주부가 되었을 때 겪는 사실적인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시작한다. 아이를 낳았든 낳지 않았든 여자라면 한국 사회에서 흔히들 겪는 일이라 낯설지 않다.
김영하 소설가도 아이 없는 결혼 생활을 잘하고 있고, 배우 김원희 씨도 그렇습니다. 얼마 전 한 프로그램 ‘조카면 족하다’에 출연해서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한 것에 특별한 이유가 없음을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합니다. 왜 아이를 가지지 않냐고, 그저 하나의 삶에 대한 선택일 뿐인데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도 기분 상하는 일입니다. 그 시간들을 많이 지내다 보면 자연히 다른 사람들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무슨 일이든 선택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클 수도 있죠.
저도 결혼 생활 10년 차까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충분히 나만의 삶을 살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