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고 비위가 강한 것은 아닙니다

지독한 똥냄새, 침 흘림 등과의 전쟁 중

by 청아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잘 참아야 합니다. 특히 냄새에 강하면 더 좋습니다. 아기 때는 분유를 토하는 날이 많아 그 냄새를 잘 참아야 하고, 기저귀를 갈 때 분뇨 냄새도 참아야 합니다.

누군가 그럽니다. “엄마니까 자기 새끼 오줌, 똥 냄새는 향기로운 거 아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엔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양육자로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참는 것이죠. 계속하다 보니 적응이 되는 것도 있지만 그것도 잠시 아이들이 이유식으로 넘어가면 어른과 비슷한 분뇨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나의 똥 냄새도 비위가 상하는데 아이들의 똥 냄새가 좋을 리 없습니다. 아이들이 힘을 주거나 하면 응가를 하고 있구나 판단을 하지만 대부분 그런 의식이 되고 있지 않을 때 눈 경우가 많기 때문에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모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아이들의 엉덩이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킁킁거리기도 합니다. 엉덩이에 코를 수시로 박고 있는 내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합니다.


이가 나기 시작하면 침을 흘립니다. 침을 삼키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입 밖으로 흘러나오죠. 입 주변에 침으로 범벅이 되어있는 아이는 턱받이를 늘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충치균을 옮길 수도 있기 때문에 입 뽀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14개월 동안 아직 한 번도 뽀뽀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엄마 좋다고 달려들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비비는데 온통 침으로 가득해집니다. 조금만 지나면 옷에 스며들어 말랐지만 아이들의 침 냄새가 올라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옷을 갈아입기도 합니다.


아이가 과자를 먹다 엄마에게 한입 주려고 불쑥 내밉니다. 순간 당황을 했지만 교묘히 침이 묻지 않은 부분을 살짝 먹어봅니다. 때론 먹는 척만 하고 아이에게 넘겨주기도 합니다. 얼음을 가지고 놀다 자기 입에 한번 넣었다 빼서 엄마에게 내밉니다. 같은 수법으로 넘어가려고 했지만 강경하게 엄마 입술까지 들이밀어 어쩔 수 없이 먹었습니다. 속으론 '아~ 나는 싫은데... 어떡하지?' 이기적인 생각을 하지만 천진난만한 얼굴로 초롱초롱한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같이 놀자고 하는 행동이니 예쁘게 봐줘야겠죠.


이유식을 먹고 남은 음식들을 엄마가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은 음식에는 아이들의 침도 가득할 텐데 생각만 해도 싫습니다. 아이들이 음식을 먹다 입에 다 들어가지 않거나 뱉어낼 때 그것들을 먹는 엄마들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정도는 엄마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나는 철저히 아이들이 먹다 남긴 음식은 처리하지 않습니다. 바로 버립니다. 혹여 아이들이 뱉어내는 것들은 참을 수 없습니다. 당연히 버립니다. 왜 엄마라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예쁘지만 엄마라고 모두가 다 비위가 강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엄마도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합니다. 양육자로서 해야 할 일들이 있지만 엄마라고 먹다 남긴 음식을 먹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엄마도 남긴 음식이 아니라 온전히 나만을 위한 음식을 먹기 원합니다. 엄마라고 아이들이 내뿜는 각종 냄새들이 향기로운 것은 아닙니다. 있는 힘껏 참아내는 것뿐입니다. 아이들이 14개월을 지나고 있고, 이제 15개월에 접어들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아기 시절의 냄새가 남아있어 괜찮습니다.

엄마도 각종 지독한 냄새가 아닌 향기로운 꽃내음이 훨씬 좋습니다. 그러니깐 ‘엄마니깐 당연하다’라는 말은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최대한으로 참고 인내하는 중이니 그런 엄마들을 대단하다 여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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