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걷고 걸어 그 끝에서 만날 기쁨

by 그날의마음

뭘 모르는 나이 50. 이게 말이 될까.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아는 것은 점점 없어지고, 잘하는 것은 더더욱 없다. '괜찮아, 그래도 잘 살았어. 그 정도면 할 만큼 한 거야...' 날마다 나를 다독이지만 현실은 여전히 버겁다.


학교가 다가 아니란 말은 나(혹은) 아이가 좋은 학교일 때 할 수 있는 말이고, 돈이 다가 아니란 말은 어느 정도 여유있게 살 때 할 수 있는 말은 아닌가 싶어졌다. 젊은 시절의 나는 그런 말을 곧잘 했는데, 다 상황이 좋아서였다. 내가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전부는 아니어도 7,80%는 이룰 수 있는 줄 알았었다. 그 때에도 물론 좌절이란 걸 많이 했지만, 그것은 높은 곳을 바라봤기에 생기는 일이었고, 눈을 조금만 낮추면 객관적이든 주관적이든 모든 상황이 그럭저럭 괜찮았다.


내 안에 있는 잠재성, 가능성이 점점 줄어만 가는 시절.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눈을 낮추고 마음의 평화를 찾자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도, 눈을 낮추면 낮출수록 미래는 점점 더 가라앉을 것만 같아 불안하다. 패자부활전도 허락되지 않는 상황. 중년에서 노년으로 향하는 시기를 다스리기란 참 어렵기만 하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한 지인이 그 노래를 열심히 부르는 것을 보았다. 후렴부 고음은 끼기긱~ 더 이상 부르지 말지 싶을 만큼 안쓰럽고 처절한 절규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노래든 삶이든 나는 절대 저러지 말아야지 했건만. 내 요즘 모습이 딱 그렇다.


슬프고 화나고 속이 답답하고. 하지만 그렇더라도 열심히 살아야겠지. 어차피 뒤로 가는 시간도 삶도 없으니 현실을 견디며 묵묵히 앞으로 나갈 수밖에. 나를 속이는 세상사에 묶여있지 말고 그다음 가사에 기대에 오늘도 잘 살아보자고 생각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 기쁨의 날이 오리니~~


처절한 절규도 삶을 위한 갸륵하고 기특한 몸부림이고 그만큼 열정이 남아있다는 말일 테다. 어떤 식이든 결과와 그것을 통한 깨달음은 있겠지. 그렇게 그렇게 가다가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정말 기쁨이 있다면 어떤 종류의 기쁨일지 궁금해진다. 어쩌면 지금이 힘든 만큼 그 기쁨이 달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내가 제발 그 기쁨에 도달해 그 실체를 느낄 수 있기를. 뭐든 좋게 생각해 보기로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라져가는 것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