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PA탈모가 뭐야?
때는 2014년이다. 무척이나 방황했던 대학교 1학년 시기.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모든 환경은 고등학교 때랑 별반 다름이 없음을 느낀 나는 대학교라는 큰 공부가 있는 교육기관에 흥미를 잃게 되었다. 그리고 느낌은 나의 방황에 방아쇠를 당겨버렸다.
정해진 커리큘럼, 지루한 수업, 모두가 칠판만 쳐다보고 있는 교육.
대학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나의 기대는 수업 첫날 풍경에 부서지고 말았다.
그리고 고민했다.
수백만 원 내고 듣는 수업이 형편없다.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은 핸드폰을 보며 약속을 잡고 있다.
대학이 원래 이런곳인가? 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내 머리속을 두들겼다.
20살 성인이 된 나는 저런 걱정들은 술로 해결하려고 했다. 그렇게 주구장창 술을 마셔댔다.
그게 젊음인 줄 알았다.
그게 즐거움인 줄 알았다.
거기다가 "2학년 되기 전에 군대에 갈 테니까"하며 나를 아예 풀어놓아버렸다.
그것도 1학기를 가지 못했다.
내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처음에는 탈모라는 걸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머리가 좀 간지러운 날인 듯했다.
머리 빠질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 나이의 아버지는 머리숱이 너무나도 강해서 사자처럼 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머리는 계속 지끈거렸고, 계속 두피 부근에서 간지러움과 염증이 느껴졌다.
나는 탈모의 원인으로 샴푸를 탓했다. 하지만 샴푸를 바꿔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샴푸를 이것저것 바꾸었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너무 걱정되는 마음에 피부과를 갔다. 내 증상을 듣더니 2분도 안되어서 약을 처방하고 보냈다.
내가 걱정하는 마음과 나의 미래에 대한 우려는 그에게 아무 일도 아니었다. 그는 나와 같은 환자를 수백 번 보았으니 결론만 말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 의사는 모든 것이 귀찮은 사람처럼 행동했다. 너무도 실망적이었다.
그런 걱정도 잠시 군대에 가야 하는 나는 탈모보다 군대가 더 걱정이게 되었고 결국 군대에 가게 되었다.
21개월 군대생활을 하고, 전역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나를 통제할 수 있게 되자 탈모를 공부했다.
이게 2016년 12월의 일이다.
탈모를 인지한 시기로 치면 3년이 지난 시점이다.
처음에는 블로그 글들을 살펴보는 걸로 시작했다. 이것도 얼마 가지 않아 다 비슷비슷한 내용이고, 개인적인 경험이나 사례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개개인의 고민이 스며들고 개인의 접근 방식에 대한 정보를 접근하려면 정보가 제한적으로 교류되는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중에서 나는 "대다모"라는 사이트를 선택하게 되었다.
군대처럼 개개인의 회원을 계급으로 설정한 해당 사이트는 특정 계급 이상이 되어야 글을 쓰고, 답글을 달고, 글을 읽을 수 있다.
처음에는 엄청난 거부감이 들었지만, 출석체크도 하고, 글도 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계급이 올라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나와 같은 탈모의 유형을 지닌 분을 만났다. 그분의 닉네임은 바로 "접니다"님이었다. [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모르겠다.. 매년 쪽지를 보내어 안부를 묻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아예 졸업을 하신 모양이다. ]
그의 글을 공부하다가 우연히 "두파"라는 용어를 만나게 되었다.
Diffuse UnPatterned Alopecia라는 용어로, 기존에 내가 찾던 휴지기 탈모, 확산성 탈모보다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키워드가 되어주었다.
해당 용어는 해외 사이트의 탈모 커뮤니티에서 생긴 용어인 듯 보였고, 국내에서는 패턴이 없는(엠자, 정수리) 탈모를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2018년부터 탈모에 대한 고민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사람들에게 내가 공부하는 자료들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서로가 관리하고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공유하자는 마음에 오픈 채팅방도 운영 중에 있다.
그리고 두 파 탈모로 고민 중인 사람들에게 1대 1 상당을 해주고 있다.
앞으로 브런치에는 내가 느낀 탈모로 생긴 불안감과
탈모를 극복하고자 나를 끊임없이 내려쳤던 행동들과 생각들을 작성하고자 한다.
추가적으로는 현대인의 생활패턴을 언급하고,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 왜 패턴형 탈모보다 두 파형 탈모를 더 걱정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미래 예측적인 글을 남겨보고자 한다.
그리고 최대한 돈을 들이지 않고 탈모를 관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탈모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이끌고자 한다.
삶은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생활하는 것으로 모든 게 극복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중심에 장 건강을 두고 있다.
누가 이 글을 읽게 될지는 모르지만, 나의 글을 읽는 탈모 고민을 가진 독자분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제2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으면 좋겠다!
2020년 7월 24일 두파 탈모 블로거의 개인 고백이 시작되었다.
브런치 작가로 채택해준 브런치 서비스에 감사함을 표한다!
내가 존경하는 톰하디 아저씨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톰하디 아저씨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로, 내 생각엔 두파 탈모인이 아닐까 하는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