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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민희 Apr 14. 2020

100. 투표

"악이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건 진실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에드먼드 버크는 말했다. 이건 마치 지도자가 돼야 할 사람은 스스로 역량 부족을 탓하고 물러서는 반면 능력치보다 욕망이 앞선 이들은 뻔뻔스럽게도 앞에 나서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는 영화 <두 교황> 대사에도 나온다. "지도자의 자격이란 자신이 리더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선거철이다. 선거권자인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은 투표다. 출마, 시위, 정당 가입 등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정치 활동은 아니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힘은 센 그것.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벌은 자신보다 훨씬 못 한 사람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플라톤은 말했으니 한탄과 냉소가 나오는 지금의 선거판은 도리어 꾸역꾸역 한 표를 행사하러 가야 할 이유가 돼야 할 터. 


"예전엔 뭔가 해보려고 했는데 요즘엔 뭔가 돼보려고만 해요."란 영화 <철의 여인> 속 대처 말처럼 말로는 '공복'이 되겠다고 하나 지금 1.6cm, 무게 6g의 금배지를 달고 빛나는 커리어의 탑을 쌓으려는 사람들을 투표로 가려내야 할  때. 호의를 권리로 착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권리를 호의 수준으로 가벼이 여기는 것도 문제가 아닐까.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지, 국가가 베푸는 호의가 아니다. 투표할 권리만큼은 의무처럼 행사하길. 


# 놀러와요, 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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