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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민희 Jan 14. 2020

19. 깨달음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매 일상에서 날 일깨우는 고언

노량진 수산물시장에 취재차 갔다. 눈 앞에서 한 상인이 대방어를 잡아 숨을 끓고 살을 갈라 몸의 절반만 시뻘겋게 드러낸 채 전시하는 모습을 봤다. 눈을 피했다. 대방어가 제철이라며 시장 복도 곳곳에 자랑스레 전시된 대방어의 사체를 보는 건 인상이 찌푸려지는 일이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대방어를 칠만여 원치나 샀다.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둘러앉아 대방어를 먹는 내가 야만적으로 느껴졌다. 육식은 생물의 살을 베어 먹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이후부터 고기를 먹을 때마다 갖던 죄책감과 같았다. 그럼에도 나는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았고 연신 동료들에 맞춰 맛있다고 해댔다. 깨달음은 쉽지만, 실천이 어렵다는 고언은 일상에서도 이리 날 일깨운다. 


# 놀러와요, 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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