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가장 그리울 때가 언제냐고 누군가가 물어준다면 나는 "일요일에 식당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볼 때"라고 답할 것이다. 늦잠 잔 일요일 낮, '점심이나 먹으러 나갈까?' 하고서 나온 길. 차 안에서 별 의미 없이 웃긴 얘기로 떠들고, 식당에 도착해 주차를 하고 주문을 하고선 맛과 가성비를 평가하며 밥 먹는 시간.
아빤 항상 먼저 담배를 피우러 나가고, 엄마와 난 마저 먹곤 나와선 다시 차를 타고 아파트 주차장으로, 그리고 강아지가 맞이하는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 그리고선 각자 방으로 돌아가 티브이를 켜도 그때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리움을 품고서 나는 산다.
오늘은 땅바닥에 누워 내가 떠났던 여행지나 고향을 머릿속으로 들여다봤다. 마치 영화처럼 장면마다 생생히 남아있는 기억 속의 그곳을 다시 걷고 관찰하면 마음이 좀 더 편안해진다. 덜 심심하고 덜 외롭다. 그런 추억으로 사람들은 살아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