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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민희 Jan 16. 2020

21. 어떻게 친구가 되느냐고?

그들과 우리를 구분하면 끝이야?

"어떻게 친구가 되느냐고? 그들과 우리를 구분하면 된다."  로셀라 포스 토리노의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에 나온 문장. 과연 그럴까? 상대를 뒷담화하면서 배제하곤 '우리'(we)라는 유대감을 형성하는 방법은 쉽다. 그러나, 그만큼 값싸고 휘발성이 강하다. 어떤 이는 잘 모르는 것 같다. 그가 내게 이 자리에 없는 누군가를 '솔직히'란 부사어를 붙여 비방할 때, 그 순간 나는 '우리만의 비밀 하나'가 아니라 내가 '그를 경계해야 이유 한 가지'가 생겼단 것을. 이런 방식으로 관계 맺기에 익숙한 사람들끼리 만나면 통하긴 한다. 하지만, 내 경험상 그들은 서로가 가까워졌던 방식 그대로 멀어져 벽을 세우고 각자의 우리(cage)에 갇혔다.


너와 나, 우리와 그들로 묶어 세계를 좁히는 방식은 아주 작은 단위인 일대일 관계에서조차 그다지 유효하지 못하다. 피아 구별은 실용적이지만, 유통기한이 짧고 부작용은 크기 때문이다. 모든 이를 포용하자 또는 척이라도 하자, 는 다짐이 실천으로 이어질 깜냥은 아직 못 된다. 너무 고고한 신념은 당연하게도 비루한 현실과 마주하면 왜소해지거나 배신하기 쉽다는 걸 안다. 슬프게도, 많은 어른들이 내게 몸소 보여줬으므로. 포용과 유대를 통해 더 다양하고 넓은 범위의 '우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너무나 멋진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그들'에 대한 배제와 차별이 커진다면 경계해야 할 일이다. 꾸준히 되새기고 의식적으로 훈련해야 가능하다. 좀 더 좋은 인간이, 시민이 되기 위해서다. 그럼 그만큼 우리는 좀 덜 외롭고 더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 놀러와요, 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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