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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민희 Feb 25. 2020

56. 자식의 욕구를 긍정해준다는 것

성장의 기반

"하고 싶을 나이야." 이렇게 엄마는 매번 내게 말했다. 운전 연습을 하고 싶단 말에도, 더 이상 자질구레한 실반지가 아닌 두꺼운 반지를 끼고 싶단 말에도.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내 욕구를 긍정해주고 받아주는 엄마는 박상영 소설 속 주인공 영의 엄마완 다르다.

영의 엄마는 영에게 어린 영이 자라 자신이 보지 못한 세계로 나아가 보고 들을 거란 사실이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그게 영을 자기 방식대로 사랑하고, 곁에 매워두기 위해 집착한 이유였다고. 자궁암 말기인 엄마의 고백에도 영은 쉬이 그녀를 연민하지도, 용서하지도 못한다. 이제껏 그녀로 인해 억눌리고 부정당하기까지 했던 자신의 정체성 때문이다.

고작 운전 연습, 주얼리 선호도 따위가 정체성 갈등과 비견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소한 사례임에도 이 같은 엄마의 나를 향한 개방적인 태도와 무한한 지지가 날 지금껏 단단히 성장시켜왔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 마음을 딛고 내가 살아왔음을 다시 상기시킨 계기.


# 놀러와요, 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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