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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민희 Feb 29. 2020

59.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때

정지, 여백의 미

이 세계엔 선택지가 많다. 그것들 앞에 선 우리에게 세상은 자율의지를 들먹인다. 능동적인 인간이 되라고 부추긴다. 더 크게 많이 말하고 눈에 띄게 행동하라고 한다. 우리는 압박받는다. 그러면서 하지 않음을 선택하는 것이 도리어 능동적일 수 있단 사실을 잊는다. 다음은 소설가 공지영의 말.


참 이상하지. 살면서 우린 가끔 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때가 있고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때가 있어."


그녀의 에세이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수없이 읽고 자랐다. 그럼에도 난 이 문장을 잊고 살았다. 적극성과 성실함을 강박처럼 가졌다. 숨을 천천히 쉬어본다. 가려낸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나아가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가 내게 생기길 기도하며.

정지 또는 여백이 아름답다. 시간, 그림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깊이와 무게감을 가진 이로 만들어준다.


# 놀러와요, 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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