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받아본 적은 없지만
내가 누군가와 연결돼있단 느낌을 받을 때가 언제일까?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전 직장 동료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나서였다. 난 SNS를 하지 않는다. 계정조차 없는 건 아니고 정확히 표현하자면 수동적인 이용자다. 소위 '눈팅'만 한단 뜻이다. 내 눈팅의 대상 중 하나인 동료의 계정에 오랜만에 들어가 봤다. 거기엔 여러 셀카와 영상들이 있었다.
게시물에 달린 댓글에 대댓글까지 더해 활성화된 그 계정을 보면서 나는, 그 사람이 내가 눈 마주치며 대화하던, 그래서 조금은 안다 또는 친하다고 생각했던 이가 아닌 것 같았다. 포토샵 때문일까, 내가 처음 보는 사진과 모르는 이들과의 대화를 보며 거리감이 느껴진 탓일까? 그 사람과 개인 연락을 최근 안 했던 터라 근황을 몰랐다. 그런데, 게시물로 근황을 알게 되자 반가움보다 어색함이 더 커졌다.
나는 내가 SNS을 직접 할 때도 '연결'로서의 SNS 효과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이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인 간 연결망을 꿈꾼다는데, 나는 외국인은 마다하고 알고 지내는 이와도 SNS로 연결이 되는지 모르겠다. 옛 동창이 오랜만에 댓글을 남겨도 의례적인 인사에 그치고, 친한 친구가 남기면 솔직한 얘기는 따로 메신저에서 하던 나였다.
나는 면대면 관계를, 가능하면 일대일을 선호한다. 상대와 눈을 맞추고 그 사람의 표정, 목소리, 말투, 말의 속도, 제스처 등을 직접 보고 듣는 게 좋다.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한 느낌이 들어서다. 모든 이와 깊이 '접속'하는 건 아니지만 함께 한 순간만이라도 오롯이 상대에게 집중할 때에 난 그 공간과 시간이 꽉 차 있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나는 상대에게 묻고 들어준다. 가능한 다정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경청을 한다. 목적은 없다. 이 사람 관련한 정보를 알아내서 젠체할 것도, 속을 들여다봤다고 우쭐할 일도 없다. 상대가 들려준 이야기는 그 자리 밖으로 새 나가지 않게 한다는 게 나름의 철칙이다. 다만 그렇게 하는 이유는 같이 이 시공간을 채우고 있는 상대에 대한 애정이자 연결됨에 대한 나의 만족을 위해서다. 그때에 나는 진정 누군가와 연결돼있단 느낌을 받는다.
# 놀러와요, 글-놀이터!
https://room-alone.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