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야 지긋한 삶을 씻어주려무나

100-47 연극 소낙비:처우를 보고

나? 문화생활하는 뇨자~~

아침까지 동동대며 강의안 전송. 우체국으로 회송된 우편물 찾으러 우체국 들르고. 그제 북 그어먹은 차량 맡기러 서종까지 출동. 마침 오늘 저녁 동선은 춘천행이니 딱 맞충한 동선. 옆집 현실이가 '언냐,21일 스케줄 어때?'라고 묻더니 만들어둔 자리. 저녁 스케줄 중 유일하게 빈 하루를 요렇게 빼곡히 채웠다. 공부만 열심히 하는 언니를 위해서 준비한 거라고 내맘대로 해석ᆢ히힛.



춘천 김유정문학촌에 있는 아트팩토리 봄 극장에서 독특한 연극을 한다. <소낙비-슬프게 내리는 비> .벨기에 국제공연예술제 초청작이기도 한데 세간 평이 좋은 편이란다. 김유정의 소설 <소낙비>를 모태로, 이상의 '날개'와 김동인의 '감자'를 접목시켰다니 흥미롭다. 극단 도모는 다양한 '오브제'와 '물'을 사용해서 소설 속의 인물들을 무대 위로 옮겨온다. 공간의 변용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불안정한 세상에서 기형적 사랑을 하는 여인들, 춘심,복녀,춘호처. 그들을 둘러싼 위세가 이주사와 무능한 지식인 적우, 어린 아내를 착취하는 한량 춘호.

길 나무다리, 의자라는 오브제를 통해 그들의 위태로운 삶이 아슬아슬 곡예를 한다. 그들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가야금과 거문고의 변주. 캐릭터별 의상도 제격이다. 창작극을 올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작품 곳곳에서 13년째 이어오는 극단의 저력이 느껴진다.



"추운 겨울 아무리 감추려 해도

새순은 감출 수 없고 기다리는

봄날의 햇볕은 멀게만 느껴지는구나!

참을 수 없는 궁핍함만 넘기면

꽃피는 춘삼월인 것을ᆢ

못 다 필 꽃잎만 떨어지는구나!"



인생의 덧없음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보인 복녀가 자조적으로 내뱉던 대사들. 징하게도 삶을 옭아매는 가난. 꽃피는 춘삼월이 올 것인가? 헛되고 헛되다.


"지를 위해서 뭐든지 해준다는 말 맞지여?

이제 곧 애기 낳고 알콩달콩 산다는 말 맞지여?

이번 빚만 갚으면 다신 놀음 안한다는 말 맞지여?

참말로 날 사랑하는 거 맞지여?

내가 무슨 짓을 해도ᆢᆢᆢ맞지여?'



순정을 다받쳐 춘호 하나를 떠받드는 춘호처의 만간 절규가 끝없이 쏟아붓던 소낙비에 묻혀 버린다. 처량하고 슬픈 비,처우가 무대를 흠뻑 적신 탓일까, 마지막 배우들이 인사하는데 그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복잡하다. 극중 역할로서만이 아니라 자신이 홀려버린 연극에 투신하느라 그들 역시 끊임없이 자기를 팔아야하는 거 아닌지?



젊은 친구들이 이 연극을 본다면 어떻게 해석할까? 하긴 일제 강점기 근대를 관통하던 가난과 부조리를 그들이 체감하긴 어렵다. 사회구조적인 문제 안에서 이상을 꿈꾸는 지식인이자 시인은 사회부적응자로 아내에게 기댄 기생충으로 살아간다. 문과생들의 비애와 비견하면 될까? 전업작가를 꿈꾸던 청년들이 중도에 꿈을 꺾는 일. 노름쟁이 춘호에게서 게임중독 채팅중독, 마약 중독에 빠져 허우적대는 또래들을 만나기도 하겠다. 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는 시대는 그때도 지금도 있다.



거대하고도 천박한 자본주의의 상징 이주사는 곳곳에서 만난다. 위계에 의한 폭력을 일삼는 포식자들. 삶은 가혹해서 포식자에게는 저항하지 못하고 자신과 처지가 같은 이들과 서로 죽이겠다고 할퀸다.연일 터지는 아픈 사건들과 오버랩되어 급 우울감이 온다. 연극이 끝난 후 시동을 걸진 나리는 비. 음악까지 더해서 진정 서러워진다. 소낙비 처우가 하염없이 나렸다. 한참을 달려 집이 가까워오자 비는 그쳤다.



인감의 존엄을 상실한 사회. 그래도 일으켜야지. 내일 인권 강의가 있는 날. 내 안에 어떤 슬픔이 또 희망을 꿈꿀지ᆢᆢ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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