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네 기분은 어떠니?

100-57 그림책 힐링

<네 기분은 어떤 색깔이니?>라고 그림책 최숙희 작가가 물었다. 딱 맞춤하게 들어온 질문이어서 고맙고 반가웠다. 알록달록한 색깔과 홀로그램 반짝이는 면이 마치 복잡다단한 내 마음을 비춰주고 있는 듯했다. 아니, 복잡다단하기보다 그냥 퉁 뭉쳐있는 느낌이다. 옆집 현실이가 선물주려고 사놓고 못 전했다며 내놓았다. 사랑스러워서 한 장 한 장 만져도 보고 오래도록 눈을 떼지 않고 머물러 있다. 내처 현실이 집에 있던 그림책 10권을 다 보았다.



며칠 관계에서 때때 맞춰 들여다봤어야 했는데 놓쳐버렸던 감정의 선을 재정비하느라 에너지를 쏟았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깊은 슬픔으로 자리한 시간이 다시 올라와서 울기도 하고 그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런 나를 위로하려 했음인지 마침 <괜찮을 거야> 시드니 스미스 글ㆍ그림 김지은 옮김 책이 함께 있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주 무릎이 꺾이고 고개가 떨꿔지는 순간이 온다. 맵집이 약해서 스러질지언정 또 일어서는 힘을 가족을 통해서 얻는다.


"누군가 위에서 우리를 내다본다면,세상은 땀 흘리고 지치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로, 그리고 그들을 놓친 영혼들로 가득 차 보일 거에요. 영혼은 주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큰 혼란이 벌어져요. 영혼은 머리를 잃고, 사람은 마음을 가질 수 없는 거죠. 영혼들은 그래도 자기가 주인을 잃었다는 것을 알지만, 사람들은 보통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잃어버린 영혼> 올가 토카르축 글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이지원 옮김 중에서



지금 나의 모습을 얘기하고 있지 않은가? 어느날 문득 자신의 이름이 뭐였는지조차 잊어버린 얀에게 여의사가 일러준 말이다. 다른 처방이 필요없고 그저 영혼이 스스로 찾아오도록 기다리라고ᆢ결코 그런 모습을 원하지 않았지만 나도 정신없이 내달린 한달이었다. 관계의 부대낌으로 시계 바늘을 5개월 전으로 되돌렸다. 거리를 두고 보니 어디서 무엇을 놓쳤는지 보인다.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영혼을 돌봐야하는 시간이다.



관건은 시간일 수 있다. 아무 것도 안해도 되는 시간을 늘릴 것. 여유가 깃들어야 나를 돌볼 수 있다. 내가 안심할 수 있는 시간. 기분이 어떤지 충분히 물어봐주고 함께 머무는 시간. 그림책 속 초록의 시간은 호기심이 차오르던 순간이다. 그래, 창밖만 바라봐도 초록이들이 웃고 있지 않는가? 아. 생각만으로도 오렌지빛 에너지가 충만된다.



오늘 오전 다녀간 코칭 고객이 코칭받고 가셨다. 외부로부터 정서적으로 아픈 자극이 오면 갑자기 다리도 뻣뻣해지면서 사지가 떨려온다고 하셨다. 병이 아니냐고 큰 걱정을 하셨다. 그럴 때 얼른 다리와 팔을 쓸어내주시라고. 내가 내 몸을 만지고 쓰다듬으면서 "00야. 괜찮아. 애썼다. 마음의 고통을 이기려고 안간힘으로 버텨내고 있구나."라 해주시라고. 앉은 자리에서 함께 자신의 몸 구석구석 쓰다듬어 주시라했다.



내 몸을 내가 만져보기 처음인 거 같다고 낯설어하셨지만 이곳저곳 주물러주는 사이 안정되어 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자극에 반응하는 내몸에게 오히려 감사하자고, 신호를 보내오는 거라고. 나를 돌보고 사랑해줄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자주 이름을 불러주고 위로를 해주자고. 내 몸을 만지는 순간, 내가 생생하게 살아있고 감각을 느끼는 존재임을 깨닫는 순간이다. 지금 여기에 내가 현존하는 순간이며 그 순간만큼은 생생하게 내가 있음을 느낄 뿐이지, 근심 걱정 머리가 작동을 멈추는 순간이다.



니체가 인간이 걸어갈 길을 낙타에서 사자로 다시 어린아이로 가야한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다. 낙타의 무지와 체제 순종적인 삶에서 자의식으로 맹렬히 삶의 전장을 치른 사자였다가 오로지 지금 여기의 기쁨을 누리는 어린아이의 순진성. 이제 내가 누리고 머물 곳은 지금 여기. 그림책이 주는 위안으로 다시 평정심을 찾았다. 9시에 만나게 될 코칭 고객과의 시간이 또 기다려진다. 우리는 생의 찰나 찰나의 기쁨을 경험하러 세상에 오지 않았던가? 사랑과 감사를 배우러ᆢ


지금 네 기분은 어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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