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패턴이 깨져서 아침 시간이 엉망이 되어버린 게 또 몇 날이다. 지난주 서울에서의 일정이 빡빡하게 진행되고 잠을 자고 싶었으나 내 안의 그렘린(말썽을 일으키는 악동 요정)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야, 머리 실컷 쓰고 왔으니 넷플릭스 보면서 좀 놀아. 그래도 되잖아.” 월요일 아침 일찍 있을 일정을 생각하고 잘 쉬자고 나를 도닥였다. 그러나 틈바구니를 비집고 드는 그렘린은 “그렇게 고생했으니 쉬어가는 시간도 있어야지. 넌 책임감 강하잖아? 또 제 시간에 움직여서 약속을 지킬 테니 놀아, 놀아. 야. 그리고 너가 보는 것들은 결국 강의나 코칭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거잖아.”
나는 그렘린의 의견이 온당하다고 여겨졌다. 어느새 넷플릭스의 <마당이 있는 집> 드라마를 클릭했다. 영화 <기생충>을 오마쥬한 느낌이 드는 드라마. ‘선 넘지 마’가 떠올랐다. 심리묘사도 괜찮았고 영화 같은 미쟝센이 돋보였다. 색감이 주는 대비, 건축물과 계단의 동선 등,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았다. 주체성을 찾아가는 두 여자의 용기와 의리. 과연 내 머릿속으로 영화 <기생충>으로 강의했던 장면을 떠올리며 다음에는 이 작품마저 더해서 더 흥미로운 지점을 제시할 수 있겠다 설계가 되었다. 흥미롭게 끝까지 다 본 건 좋았는데 어느새 동은 텄고 머리가 하얘졌다. 이 나이에 밤을 새다니 이건 아닌데.
나의 그렘린은 쾌재를 부르며 잇달아 나에게 수치심, 비난, 죄책감 3종 세트를 심어주는 메시지를 전송해왔다. “그것 봐. 재밌지? 그렇게 흐트러져야 인간적이지.” 아, 그래서는 안되었다. 잠시 유혹을 넘기고 보더라도 밝은 대낮에 봤어야 했다. 그토록이나 흥미로운 콘텐츠를 한밤중에 열중하고 있으니 뇌는 각성상태로 제 할 일을 할 밖에. 그렘린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나는 책임감이 강했기에 월요일 무사히 코칭 약속 장소에 운전해서 갔다. 그뿐이랴 끝난 후에도 후배와 만나서 긴 시간 삶의 전략을 짜고 수다도 떨고, 한밤중에야 운전해서 돌아왔다.
그 다음은 뻔하지 않은가? 화요일, 오늘 연속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집중도가 떨어졌다. 잠을 자도 몸이 개운하지 않고 할 일을 제때 못한다는 찜찜함 때문에 죄책감을 동반한다. 이래서는 안 될 일이지. 이토록이나 나약해서 수시로 무너지는 나를 인정하기로. 그러나 언제까지 끌려갈 수 없는 노릇. 나는 나의 그렘린을 해고하려고. “나는 너에게 끌려가고 싶지 않아. 너는 이제 다시 내게 말할 권리가 없어. 너를 해고해. 나는 너 대신 나를 품위로 이끌어줄 공주를 고용할 거야.” 내가 나에게 보내는 혼잣말은 강력하다. 내가 선언한 이상 힘을 가진다.
태도는 나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나의 웰니스에 아주 중요하다. 다행이 건강을 해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다. 프레이츠, 커맨더, 톨레프슨 박사가 개발한 ‘ATTITUDE’ 기술로 내 태도를 바꾸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 = Acquiring knowledge 지식을 습득하기
T = Trying new things 새로운 것을 반복해서 시도해보기
T = Trusting yourself 자신을 신뢰하기
I = Identifying support systems 지원 체계를 파악해두기
T = Taking time to reflect 성찰 시간을 가지기
U = Understanding emotions 감정을 이해하기
D = Developing your new normal 새로운 표준을 만들기
E = Examining expert advice and assimilating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수용하기
- <웰니스로 가는 길> 86쪽 인용
나는 수면을 우선시하고 규칙적인 신체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내가 변화를 원하는 행동을 어떤 태도가 나의 변화를 지지해줄지 생각해봤다. 우선은 ‘나 자신을 신뢰하기’로 시작해야겠다. 나는 유독 이 항목들에 자주 굴복하고 있다. 그런 실패에 대한 경험은 곧잘 자기 불신으로 이어져 얼마 가지 않아 또 지켜지지 않을 거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나는 막 그렘린을 해고했고 다른 선택을 하기로 했으니 다른 생각들도 리마인드셋한다. 어려운 도전에도 곧잘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내가 있다. 이 브런치스토리를 지금 66일째 써나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능성의 존재가 아닌가?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새로운 신념 체계를 선택할 힘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나는 내 전문가가 아니던가? 새로운 성장 체계 안에서 나를 붐업시키겠다.
오늘 오전에 마니또 코칭을 받으면서도 내가 나에게 해주는 말을 통해서 에너지를 확 얻었듯이 나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오롯한 나임을 잊지 않는다. 단순히 행동을 교정하고 수정하려는 섣부른 시도는 더 깊은 좌절을 안기기 쉽다. 내가 가닿고 싶은 원하는 상태에 이르기 위한 태도를 세우는 것이 내적 동기를 부스팅한다. 나를 실험대상으로 두고 끊임없이 실험하고 배워가는 삶, 만족한다. 내일은 또 어떤 배움을 얻게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