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글쓰기 100일 성공

100-100 육코치의 글쓰기 100일 작전 성공

100-100

꽉 찬 숫자 100을 나란히 놓고 보니 충만감이 그득하다. 해냈다. 브런치스토리를 다시 살려보고 내면 성찰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100일 글쓰기를 달렸다. 자정을 넘기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있었고, 오늘도 극적인 상황들이 이어졌다. 마무리가 제일 중요한데 혹시라도 놓치게 되어 99번째로 막을 내리게 될까봐 걱정이 되었다. 누가 뭐랄 것도 없고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고 싶었고, 가능성을 보고 싶었다.


혼자서는 어렵다. 나같은 의지박약아는 그게 뭐든지. 최후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지와 격려, 라이킷을 빠짐없이 남겨준 한 사람. 진짜 고맙다. 단 한 명의 힘을 봤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녀는 늘 얘기했다. "언니만 언니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모르는 것 같다"고. 변함없는 응원 덕에 내가 잠재력을 가진 사람인 걸 확인했고, 무엇이든 가능한 존재임도 알게 되었다.


오늘 선의로 하고자 했던 일을 수행하러 가다가 사고가 있었다. 지난 달 31일 새벽에도 사고를 냈고, 오늘 2주 사이에 사고를 두 번이나 냈다. 운전한 지가 언제며, 그동안 딱 한 번 아주 경미한 접촉사고를 일으켰을 뿐인데. 연달아 무슨 일인지. 아니 무슨 일인지 알고 있다. 마음이 평화롭지 않았다. 지나치게 흥분했거나 산란했다. 지난 번 사고로 들떠 있는 마음을 들여다보고 평정심을 찾고 있던 중이었는데 오늘 또 일이 벌어졌다.


시간에 쫓겼고, 약속 장소가 혼선이 있어서 허둥댔다. 그러나 표면적인 이유보다 더 깊숙한 내면의 혼란이 있었다. 아들과 아주 짧지만 강렬한 논쟁이 있고 내내 떨치지 못하고 있다. 존재 자체가 부정된 느낌이라서 타격감이 컸다. 마음 깊은 곳에 상실과 분노가 들끓고 있어서 날이 서 있었다. 지난 주에도 관계 안에서의 혼란이 있었지만 특이한 사랑 체험으로 내면에서 정화가 이루어졌다. 거짓말처럼 그 문제는 말끔해지고 편안해졌다.


나는 사랑의 존재로 사랑을 품으면 사랑이, 원망을 품으면 전혀 예상하지 못할 신호가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내면에서 해결되지 않은 갈등과 고통이 재앙을 불러온다. 감사함이 끊어진 상태에서 여지없이 사건사고가 뒤따른다는 것을 배운다. 이만하길 다행이었다. 그리고 안전한 어른들 앞에서 속을 드러내고 용서를 구한 것도 잘 되었다. 내게 배움을 주려고 강력한 자극이 있었다고 느낀다.


100일간 글쓰기를 하면서 내가 처한 상황이나 마음 상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는데 마지막 피날레에서 제동이 걸릴 뻔했다. 다행이 나는 또 깊게 알아차렸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겠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문경을 잘 다녀왔다. 밤 9시에 <무경계> 소크라테스클럽 책읽기반을 개강하며 또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1명을 제외한 11명이 다 참석했고, 나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아주 충실히 해냈다.


미리 준비했던 김찬송 화가의 '부유하는 경계' 전시회의 여러 작품, 영화<기생충> 이야기로 '무경계'의 세계에 진입할 워밍업으로 멋드러지게 데웠다.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고 느낄 만큼 풍성했고 충만했다. '무거운 듯, 가볍고, 가벼운 듯 울림이 있었다'고 표현한 도반들의 말에서 안도가 되었다. 그 많은 경계선은 누가 지었던 걸까? 내 내면에 어떤 경계를 긋고 스스로를 괴롭히는지? 과연 경계란 있는 것인가? 등등 많은 문제를 안고 탐하게 될 것이다.


역동적인 오늘을 마무리하며, 또 100일간의 글쓰기 여정을 마무리하며, 나는 여전히 배움 중에 있다는 것을 또 생각한다. 진정한 앎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꼬리를 무는 생각. 삶에서 구현되지 않는 앎은 앎이 아니다. 100일 글쓰기의 막은 내리지만 수시로 내가 알아낸 삶의 비밀들에 대해서 글로 풀어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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