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삶의 예술가 육코치 Jan 12. 2024

흘러가게 두라

시절인연과 계영배에 관한 소고

수원까지 가서 '경기여성리더클럽' 총회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여성리더십 아카데미를 졸업하면서 자연 흡수된 바라 어리둥절한 채로 참석했고, 기수 회장이라 얼떨결에 여러 부회장들 중 한명으로 선임됩니다.



'시절인연'이란 말로 모든 관계를 해석하는 지인이 있지요. 이 한마디면 어떤 관계이든 기대와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더란 요지였습니다. 저도 관계의 드나듦이 복닥일 때, 에면글면 않고 내려놓을 때 불러오던 마인드 습관이었습니다.



이 공간 안에서도 어느날 홀연히 사라져버리는 분들도 있을 테지요. 자신의 일이 바빠서, 인증으로 글을 남기고 하는 일에 더 이상 흥미가 없어서, 저와의 관계에서 부대낌이 있어서ᆢ등등 다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크고 작은 모임이나 만남들에 대해 구별심이 덜해지니 마음의 중심을 잡기가 편해집니다. 숱한 드나듦이 어떤 인연따라 제게 온 것인지 가만히 지켜보려구요. 경기여성리더들의 모임 안에서 삶의 도반을 깊게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흐르는대로 두고 '관계의 애씀'을 내려놓습니다.



우명옥 도공의 계영배-사진출처 : 블로그 일상 속으로의 하늘기자



거상 임상옥의 일대기를 담았던 최인호의 소설 <상도(商道)> 중의 한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임상옥이 조직에서 변을 당해 일시적으로 스님이 되어 숨어 있다가 환속할 때 그의 스승 석숭스님이 준 선물이 있었습니다. 계영배(戒盈盃). 임상옥은 평생을 이 계영배를 자신을 경계하는 상징으로 삼습니다. 삼가하고 경계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기에 사람을 대함에 평등하게 대하고 상도라고 이름 붙일 철학을 낳았습니다.



계영배는 술을 7할 이상 담으면 넘쳐 흐르도록 설계되어 있지요. 무엇이건 넘침을 경계하라는 중용의 도를 얘기합니다. 『순자(荀子)』에서 공자(孔子)가 제환공의 사당을 찾아 제환공과 계영배에 얽힌 이야기를 제자들에게 들려주며 이 그룻의 의미를 가르쳐주기도 했지요.


 삶의 어떤 부분에선 차고 넘침이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 제 안에 똬리를 품은 탐심, 욕심이 뭔지 돌아볼 일입니다. 특히 사람에 관해서는 내 욕심으로 집착할 일이 아님을ᆢ이왕 열정이건 애정인건 쏟아부어 되돌릴 수 없을 때는 흘러 넘쳐 적정한 상태가 되도록 자정할 일입니다.



술은 마시지 않지만 계영배 하나 들여 마음의 잣대로 삼고 싶습니다. 흘러가게 두라.


계영배의 원리-사진출처 : 위키백과



#진성존재코칭센터 #찐코치육현주 #KSC육현주코치 #육코치의나로살다시리즈 #육코치와3주글쓰기챌린지 #육코치의존중과환대의독서코칭 #육코치의노마드코칭 #육코치의삶의예술가그룹코칭 #인간관계전문가육현주 #변혁성숙전문가육현주 #아트창발코칭 #브런치스토리작가육현주 #나도된다브런치스토리작가

매거진의 이전글 우당탕탕 중문 AS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