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정원을 가꾸던 가을날의 일기
CBS FM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서 존필드 야상곡 10번,간간히 여수(旅愁)를 담은 열차의 기계음이 스쳐 지납니다. 아랫집 강아지들은 열차소리는 댓거리가 아님을 아나봅니다. 그 진동에는 미동을 않으면서 낯선 이웃을 아직 인정않는 태도입니다.
지리산은 모성을 닮아 있어 참 좋아합니다. 이심전심으로 베이 테라스의 장이사님은 지리산의 한 대목을 제 자그만 정원에 옮겨주었습니다. 울퉁불퉁한 돌길을 걸을 때는 조심조심 자주 머물게 됩니다. 오를 때 못 본 '그 꽃'을 내려오며 발견하기도 하구요. 오래 보아야 예쁜 '그 꽃'을 발견하고 미소를 걸게 됩니다.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사랑하면 보이는 것들을 옮겨 두었습니다.
층꽃 기념식수하며 이 곳을 거치는 많은 이들의 꿈이 층층이 쌓여가길 기원합니다. 보랏빛 따라 날아온 호랑나비의 날갯짓을 한참 바라보고 자연의 섭리에 대해 생각합니다. 평평하고 매끈한 계단이 아니라 울퉁불퉁 둥글어진 돌들이 저를 지탱해줍니다. 구비진 인생길 급하게 달리다 빠지고 넘어지지 말라고,숨고르며 오감을 채우라고 지리산의 꿈을 심어줬습니다.
어쩌다 이웃이 된 제 정원 설계사 윤현실 가드너의 옥상에서 간밤엔 별구경하며 한참을 까르륵댔습니다. 위에서 바라본 저의 데크와 정원은 열배는 사랑스럽더군요. 새들이 날면서 내려다보는 의미의 조감(鳥瞰)일 때 온전한 진면목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별들이 사랑스러워서 '이 아까운 걸 나만 보고 있네,어쩌지?어쩌지?'라고ᆢ
이미 많은 지인들이 들뜬 저와 호흡을 맞추며 함께 꿈꾸기를 시작했습니다. 그 별밤을 예약하고 그 바람을 선점합니다. 주말이면 더 바쁜 여자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나다움'으로 사는 일에 한발 더 다가섭니다. 공간에 대한 생각. 그 하나의 변화에 새로운 해일이 함께 일렁입니다. 하나하나 준비하겠습니다. 소박하나 의미있는 꿈꾸기ᆢ
우리의 '문 로드(달길)'에 가을이 나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