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5월, 광주를 추모하며

by 민해경

민주주의를 외치며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군홧발에 잔혹하게 짓밟힐 때에도

광주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시민들이 전남도청에 모여 총부리에 피 흘리며 아스러질 때도

광주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민주주의를 외친 시민들이 매도되고 비난당할 때도

광주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군인들에 충성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피 흘려 이뤄낸 민주주의를 누릴 때도

광주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자신들의 피와 눈물을 감추고 정당화하는 자가 자신들을 모욕하고 비난할 때에도

광주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자신들과 함께한다고 믿었던 자가 자신들을 짓밟았던 자를 일방적으로 용서할 때에도

광주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자신들을 짓밟았던 자가 당당하고 뻔뻔하게 세상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도

광주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자신들의 피가 서려있는 민주주의가 자신들을 매도할 때에도

광주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광주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단지, 그들의 볼에는 불그스름한 물자국이 깊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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