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닿은 문장

세 편의 소설, 세 번의 멈춤

by 책틈사이

이번 주에

세 권의 단편 소설을 읽었다.


읽는 동안 나는

메모를 하며 책장을 넘겼다.


각 소설에서

내 마음에 닿은 문장을 기록했고,


오늘은 그 문장들을

하나씩 꺼내어 적어본다.




김유원, 『와이카노』


p.30

고단함이 언제나 심란함을 이겼다.



이 문장을 읽으며

마음이 복잡해질 틈도 없이

하루를 살아내기만 했던

예전의 내가 떠올랐다.


새벽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업무를 하고,

퇴근 후에는 육아를 하고,

지쳐 쓰러지듯 잠들던 시간들.


쉼과 여유가 필요했지만

그럴 틈조차 없었던 나.

이제는 이 문장을 읽으며

비로소 잠시 멈춰 서 있는 나.




권혜영, 『그냥 두세요』

p.57

누군가에게 위로랍시고

기분 풀라는 말을 듣는 게 싫다.

기분은 내가 푸는 것이다.

누가 풀라고 해서 풀리는 것이 아니다.



가끔,

정말 나를 위로해서 하는

말들일 텐데

듣기 싫은 날이 있다.


다소 냉소적인 태도일 수 있으나,

이 문장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가르치려는 듯한 말들은,

나를 향한 관심이라지만

다소 불편할 때가 있다.


이 문장이 마음에 든 것을 보면,

현재 나의 마음은

타인과의

적절한 거리 두기가

필요할 때인가 보다.




김유나, 『공』


p.51

이제껏 자신이 날린 인생 속

수많은 공들을 책임지며 살아왔다고.

자기 자신의 하중을 견디는 것만도

이제는 버겁다고.



이 문장을 읽으며

힘겹게 버텨왔던 나의 시간들 속에서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분명 최선을 다했다고 여겼지만,

돌아보면

후회로 남아 있는 선택들,

마음 한켠을

여전히 무겁게 짓누르는 어떤 감정들.


이 개운하지 않은 느낌에

이제는

조금 더 솔직한 설명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문장들을

모아 놓고 보니


요즘 내 마음이

어디에 닿아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번 주,

마음이 닿은 이 문장들이

나를 위로해 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