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이제 곧 가정의 달이 오기도 하니 12세 이상 관람가인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라는 영화를 리뷰해볼까 한다. OTT엔 여러 가지 자극적인 소재의 영화들이 많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아침이...>같은 작품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오히려 눈에 띈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힐링 영화라고 불리며 다시 보는 이들도 많다고 전해지는 이 작품을 오늘 한 번 분석해 보자.
영화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지극히 평범한 여주인공 이이즈카를 중심으로 진행이 된다. 그녀는 원래 영업직으로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집에는 그러한 사실을 숨기고 있는 상황. 그러다가 이이즈카는 편의점에 온 중학교 동창인 오오토모를 만나게 되어 새롭게 우정을 쌓아간다. 이게 영화의 전부야. 끝! ‘정말?’이라고 묻는 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정말 이 정도가 영화의 큰 줄거리다.
별다른 사건사고가 없는 영화인데 사실 우리의 일상이 그런 것 아닐까? 우리도 삶을 돌아보면 뭔가 대단한 이벤트의 연속이 아니라 그저 무미건조한 나날들의 반복이다. 사실 그렇게 무탈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행복인 것이고.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자극적인 사건들이 많이 벌어지는 요즘에는 평온한 일상이 도리어 소중한 것일 수도 있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이즈카가 오오토모와 어머니로부터 위로를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이 흡사 자신이 위로받는 느낌이라 좋아하는 것 같다. 이이즈카는 사실 회사를 출근하다가 그 길로 도망친 거였다. 그 사실을 오오토모에게 털어놓자, 오오토모는 어떤 사람도 항상 맞는 길로만 갈 수는 없다고 하면서 괜찮다고 이이즈카를 위로해 준다. 자신을 사회생활에서 일을 못해서 낙오한 사람이라고 다운되어 있던 이이즈카는 오오토모의 위로 덕분에 많이 회복하게 된다.
그녀는 내친 김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서 자신이 몇 개월 전 회사를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때 엄마의 반응은? 뭔가 자극적인 내용의 콘텐츠라면 이이즈카에게 화를 내는 엄마가 등장했겠지만, 이 영화의 엄마는 이이즈카를 따뜻한 말로 위로해 준다. ‘그랬구나. 너는 아직 인생의 절반도 채 살지 않아 앞날이 창창해. 괜찮아. 걱정하지 마.’ 이것이 바로 엄마의 위로였다.
사람이 아침이나 한 밤중에 문득 허무함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문득 자신이 제대로 살고 있는지 회의감이 들어서가 아닐까? 나는 진정 가치 있는 사람인가, 정말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하는 질문들.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가 싶을 때 누군가 나에게 ‘그랬구나, 괜찮아’라고 이야기해준다면 정말 큰 위로가 될 것이다.
필자는 우리 시대가 이전보다 더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 시대라고 생각한다. SNS나 여러 매체를 통해서 보여지는 것들은 모두 행복하고 성공하는 사람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과 나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해지는 것이다. 열심히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혹시 이런 비교의식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닐까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오늘 소개하는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나 <퍼펙트 데이즈>같은 영화들이 나오는 이유는 계속 더 복잡해지고 화려해지는 사회에서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지금도 괜찮으니 매일 매일을 힘내서 열심히 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 아닐까? 정말 이이즈카의 편의점 동료의 말 그대로 ‘매일 아침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해도 괜찮은 것이다.
위로를 받은 이이즈카의 아침은 더 이상 허무하지 않다. 영화 시작에는 힘들게 몸을 일으켜 출근하는 이이즈카를 그렸다면 영화 마지막의 아침에는 고장 난 창틀 레일을 고치고 친구 오오토모를 맞이하는 등 활기찬 에너지가 넘친다.
우리도 항상 친구처럼 옆에서 도와주시는 주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분 또한 나의 상황과 어려움을 아시고 공감해주지 않으실까? 하나님도 나의 심정을 토로하고 고백하는 장면에서 ‘그랬구나, 괜찮아’라고 말씀해 주실 것이다. 과거의 잘못과 미래에 대한 불안. 이런 것들을 모든 것을 아시고 용납해 주시는 주님께 다 맡겨보자.
또 우리가 위로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알았다면 주변에도 이렇게 말 한마디로 위로를 전해주는 사람이 되자. 내가 듣고 싶은 그 말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도 듣고 싶어 하는 바로 그 한 마디이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이처럼 가족과 이웃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며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