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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이 당신을 건강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비만,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by 송무호


비만약 '위고비'를 이어 '마운자로'가 나오면서 GLP-1 계열 약물들이 또다시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2025.9.15) 미국 <Time>지에 이런 기사가 실려 소개한다 [1].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우리는 비만의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한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체중 감량이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같은 약들로 인해 가능해졌다. GLP-1 약물은 원래 당뇨약인데 식욕 억제를 통해 15-20%의 체중 감량을 도와주고 혈당을 정상화시킨다. 그에 따라 심장마비나 뇌졸중 그리고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어떤 자료에 의하면 이 약을 대규모로 사용할 경우 매년 3백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한다. 여기에 정부의 딜레마가 있다. 비만 예방 대신 처방에 집중한다면, 다음 세대에도 비만을 고착시킬 위험이 있다(But here’s the dilemma: If governments focus on prescriptions instead of prevention, they risk hardwiring obesity into the next generation).


초가공식품이나 정크푸드들은 단순히 체중 증가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혈당을 올리고, 염증을 유발하고, 포만감 신호를 훨씬 넘어서까지 음식을 섭취하도록 만들어 결국 비만, 당뇨, 심장병을 유발한다. 미국과 영국에서 평균 식단의 60% 이상이 이런 식품에서 나온다. 학교급식, 병원 자판기, 수퍼마켓 등 어디에나 있고, 끊임없이 마케팅되며, 종종 일반식품보다 저렴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에 의하면, 영양소가 같은 경우에도 초가공식품을 섭취한 사람들은 가공되지 않은 식품을 섭취한 사람들보다 하루 약 500칼로리를 더 섭취했다 [2] (*이 논문에 나온 아래 도표 설명 -> 2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각각 2주 동안 초가공식품과 가공되지 않은 식품을 섭취했다. 모든 영양소들은 두 식단이 동일하게 조정되었다. 단 2주 만에 초가공식품 섭취군은 0.9kg 증가하였고, 가공하지 않은 식품 섭취군은 0.9kg 감소했다.)

Time지에 나온 NIH 논문.jpg KD Hall, et al. Cell metabolism 2019


GLP-1 약물들은 과식에 대한 욕구를 억제할 수는 있지만, 아이들이 병들도록 설계된 식품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현실을 바꿀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식품을 많이 먹는 아이들이 훨씬 젊어서 병이 든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글을 읽기도 전에 식품 마케팅에 중독되어 그들의 입맛이 형성된다. 이것은 우리의 자유를 조용히 뺏어가고 있다. 진정한 자유는 두가지 정크푸드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 없이 산에 오르고, 1마일을 수영하고, 자신의 몸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그러한 자유를 박탈당하고 있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건강에 해로운 삶이 기본으로 셋팅된 시스템 때문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1. 식품 환경 개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정크푸드 광고를 금지하라. 초가공식품에 경고문구를 넣어라. 이런 식품에 세금을 더 부과하고, 그 수익금으로 건강한 식품을 더 저렴하게 만들어라.

2. 어린 시절부터 예방에 투자: 모든 학교에서 요리를 가르쳐라. 정원을 가꾸어서 식품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게하라. 신체활동을 하나의 교과목처럼 만들어라. 세계에서 가장 비만율이 낮은 나라 중 하나인 일본은 식품 교육을 국가 교육과정에 포함시켜 성공했다.

3. 약물은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로: 체중감량 약물을 무상 또는 단독으로 제공되어서는 안된다. 반드시 상담, 영양교육, 그리고 건강한 습관을 만들기 위한 장기적인 지원이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비만은 의지력의 실패가 아니라 과식을 유발하는 환경의 결과물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평생 주사 맞는 것을 정상적이라 여기는 것인가, 아니면 애초에 이런 주사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인가.


체중 감량 약물로 건강한 문화를 조성할 수 없다. 약물은 놀라운 효능을 지녔지만, 비만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Here’s the uncomfortable truth: Weight-loss drugs are extraordinary, but they are not a solution on their own).


지금 과학, 음식, 정치의 충돌은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다. 비만 예방을 위해 누구나 건강한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이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현재와 유사한 미래를 만들어낼 위험이 있다.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약으로 관리하는 미래 말이다.


비만 치료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비만의 원인을 해결할 것인가?.


아무리 더 좋은 체중 감량 약물이 나온다 하더라도, 비만의 근본 치료는 식습관과 생활습관 교정이라는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Weight-loss drugs alone won't make us healthy"


약물만으로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 수는 없다.




참고문헌

1. Time https://time.com/7316760/weight-loss-drugs-william-warr-ultra-processed-foods/

2. KD Hall, A Ayuketah, R Brychta, et al. Ultra-processed diets cause excess calorie intake and weight gain: an inpatient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ad libitum food intake. Cell metabolism 2019;30(1):6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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