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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무호 Jan 01. 2024

현미밥이 좋은 이유 5가지

밥이 보약이다

환자: 원장님, 밥 좀 바꾸어 주세요.

나: 왜요? 현미밥엔 영양분이 많아 술 후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환자: 소화가 잘 안돼서 힘들어요.

나: 오래 씹으면 괜찮을 텐데요.

환자: 이빨이 안 좋아 오래 씹질 못해요.

나: ....


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몸에 좋은 식품을 통한 충분한 칼로리와 영양분 섭취가 필수다. 건강을 위해 채식을 선택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지만,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보통 2000kcal라고 볼 때 채소나 과일만으로 이만한 칼로리를 섭취하기는 어렵다. 왜냐면 채소나 과일에는 수분 함류량이 80-90%로 높아 먹는 양에 비해 실제 칼로리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주로 먹는 곡식인 쌀은 칼로리가 높을 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지방은 적당히 들어있고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 영양분은 많이 들어있는 건강식품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백미(흰쌀)가 아닌 현미를 먹어야 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쌀(현미)의 구조는 바깥쪽에 영양 덩어리인 쌀눈(배아)과 쌀겨(미강)가 있고 안쪽에 백미(배유)가 차지하고 있는데 쌀의 중요 영양소는 대부분 쌀눈과 쌀겨에 들어있다. (*그림: 이지현)

현미의 바깥층인 쌀겨에는 섬유질이 많기에 약간 거칠고 식감이 떨어져 정미소에서 도정을 하여 부드러운 백미로 만든다.


현재 우리가 먹는 백미는 10분도(현미 중량의 약 10%가 감소된 쌀로 쌀눈과 쌀겨가 거의 제거된 상태) 이상의 쌀이므로 현미에 있는 영양분이 많이 깎여 나간 상태라 백미와 현미는 상당한 영양소 차이가 있다.


물론 쌀의 영양분 중 기본 영양소인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은 백미에도 들어있으나,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는 쌀의 바깥층인 쌀눈과 쌀겨에 주로 들어있기에 백미에는 이런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진다 [1,2].


필자는 수술을 주로 하는 외과의사(Surgeon)라 수술 환자들의 영양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래서 수술받은 환자들은 전부 현미밥과 채식을 드시게 한다.


이유는 이렇다.


수술 중에는 피를 많이 흘리므로 수술 후 빈혈이 필연적으로 생긴다. 이런 빈혈을 극복하기 위해선 적혈구를 구성하는 헤모글로빈의 재료인 철분 보충에 필요한데 현미에는 백미보다 4배나 더 많은 철분이 들어있다. (참고: 미국 국립의학원 자료에 의하면 성인 남성의 철분 평균필요량(estimated average requirements, EAR)은 하루 6mg, 성인 여성은 8mg, 폐경 후 여성은 5mg이다 [3])


밥 한공기(200g) 만드는데 필요한 현미 양은 100g 정도이고 이 속에 약 1mg 의 철분이 들어있으니, 하루 3끼 현미밥을 먹으면 이것만으로도 하루 평균 필요량의 절반을 섭취한다. 더불어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드시게 하면 빈혈 교정에 많은 도움이 되어 수혈이나 철분제 복용을 따로 안해도 된다.


그 외 현미에는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중요 미네랄인 칼슘은 2배, 마그네슘 4배, 칼륨 3배, 아연 20%, 셀레늄 20% 더 들어 있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여 몸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 B군인 티아민 3배, 피리독신 3배, 비오틴 3배, 니아신 30%가 더 들어 있으며, 항산화 기능을 가지고 면역기능에도 중요한 비타민 E(토코페롤)는 2배 더 많이 들어있다. 또한 식이섬유도 2배 더 많이 들어있어 변비 예방에 도움을 준다 (아래도표) [4].

*출처:국립농업과학원, 국가표준식품성분표


‘밥이 보약’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현미가 보약’이다. 따라서 건강을 생각한다면 현미밥을 먹어야 한다.


평생 흰밥만 먹다가 병원에서 처음으로 현미밥을 먹고 소화가 잘 안된다고 불평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현미에는 쌀의 껍질 역할을 하는 쌀겨가 남아있어 백미보다 단단하고 약간 거칠다. 때문에 조금 오래 씹어 부드럽게 만든 후 삼켜야 하는데 그것을 모르고 백미처럼 대충 씹다 삼키기에 소화가 안된다고 느낀다.


인체는 살아가기 위해는 각종 영양소가 필요하다. 우리가 먹는 식품으로부터 이러한 영양소를 얻는 과정을 ‘소화’라고 한다.


소화 시스템의 가장 큰 구조는 위장관이다. 이것은 입에서 시작하여 식도, 위, 소장, 대장을 거쳐 항문에서 끝나며 약 9미터의 긴 길이를 차지한다. 음식의 소화에는 위장관뿐만 아니라 여러 보조기관들이 같이 작동하는데 치아, 침샘, 간, 담낭 및 췌장이다.


우리가 흔히 간과하기 쉬운 씹기를 저작 운동이라고도 하는데, 음식을 입에 넣고 치아로 씹는 것을 말하며 소화의 첫 단계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아로 음식을 꼼꼼히 갈고 뭉개어야 음식 속에 든 각종 영양소를 잘 흡수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부실하면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안되어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할 수가 없다. 따라서 좋은 음식 속의 영양분을 잘 흡수하려면 의도적으로 잘 씹어야 한다.


소화는 여러 내장 기관들이 음식에서 영양분을 흡수하는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이다.  


소화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치아와 혀를 이용해서 음식을 기계적으로 잘게 부수어 표면적을 증가시키면 침이 음식과 잘 섞이게 되어 침 속에 들어있는 소화 효소인 아밀라제가 탄수화물을, 리파아제가 지방 분해를 도우면서 화학적인 소화가 시작된다.  


위장으로 음식이 넘어오면 위액에 포함된 위산은 음식물과 같이 들어온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을 죽이고, 위액 속 소화 효소인 펩신이 단백질 분해를 시작한다.


음식물이 소장의 상층부인 십이지장으로 넘어오면, 췌장에서 분비되는 췌장액(이자액)과 담낭에서 분비되는 담즙(쓸개즙) 속에 들어있는 각종 효소들이 음식물 속에 들어있는 여러 영양소들을 더욱 미세한 물질로 잘게 부순다. 탄수화물은 단당류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지방은 글리세롤과 지방산으로 분해한다.

Wikipedia, Bile duct https://en.wikipedia.org/wiki/Bile_duct

미세하게 분해된 각종 영양소들은 위장관의 가장 긴 부분인 소장에서 정교한 과정을 거쳐 빠짐없이 흡수되고, 영양소가 거의 다 빠진 음식물의 찌꺼기는 대장으로 내려가서 수분이 흡수되고, 남은 노폐물이 배변 전에 저장된다.


이런 정교한 소화과정에서 첫 단계인 씹기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소화의 첫 단추를 잘못끼는 격이라 영양분 흡수에 문제가 생기고, 음식물이 위에서 잘 쪼개지지 않고 오래 머물면서 위산과다로 인한 속쓰림, 역류성식도염, 소화불량 등이 생기게 된다.


현미밥을 먹고 속이 쓰리고 소화가 안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현미는 단단한 바깥층인 쌀겨가 살아있는 씨앗이라 꼭꼭 씹지 않으면 파괴가 안되어 소화에 지장을 주고, 소화가 되지 않은 현미는 장에서 흡수가 불가능하여 대변을 통해 밖으로 배설된다.


현미밥에 들어있는 섬유질은 위장관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남아있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백미와는 달리 포만감이 오래간다. 이것을 소화가 안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다. 포만감이 오래가는 것은 과식을 방지하여 비만을 예방해주니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에게 좋다. 이에 반해 흰밥은 소화 및 흡수가 빨라 혈당이 급속히 올라가기에 당뇨환자들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현미에는 섬유질이 많아 부드럽지 않고 약간 거칠게 느껴진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지만 섬유질은 변비, 비만, 당뇨, 고혈압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주는 필수적인 성분이기에 조금 불편해도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것이 현명하다.  


현미밥은 맛이 없어서 못 먹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현미밥을 꼭꼭 오래 씹어 삼키지 않고, 대충 씹어 삼켜버리기에 쌀눈과 쌀겨에 들어있는 지방 및 각종 미네랄의 고소한 맛을 느낄 새가 없어진다. 따라서 현미밥은 천천히 꼭꼭 씹어 맛을 음미하면서 먹어야 한다. 현미밥을 오래 먹어본 사람들은 현미밥의 고소하고 깊은 맛을 알기에, 싱겁고 밋밋한 백미를 오히려 먹기 싫다고 말한다.


입맛이란 습관이다.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입맛은 바뀐다.   


현미밥에 익숙해지는 것이 건강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현미밥이 건강에 좋은 이유 5가지는 아래와 같다.


이유 1. 섬유질이 많아 변비가 해결된다.


섬유질이란 식물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인체에는 이 섬유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기에 소화 흡수되지 않고 소화기관을 통과한다. 에너지를 내는 영양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요즘 제6의 영양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몸속에서 행하는 섬유질의 역할 때문이다.


섬유질이 많이 든 식품은 약간 거칠고 부피가 커서 오래 씹을 수밖에 없다. 씹는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타액 분비가 촉진되어 음식물의 소화가 전반적으로 잘 되도록 한다.


섬유질은 위에서 오래 머물기에 포만감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음식을 덜 먹게 돼 비만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준다.


섬유질은 위장, 소장에서는 거의 소화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와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을 건강하게 만들고, 스펀지처럼 물을 많이 흡수하여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변을 무르게 하여 변 보기가 쉬워진다.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변비는 전 세계 인구의 20%가 겪고 있는 질환이며 주로 여성과 65세 이상에서 잘 발생한다 [5]. 고기·생선·우유·계란 등 동물성 식품에는 섬유질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기에 이런 식품을 즐겨 먹으면 만성 변비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주변에는 변비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다. 며칠씩 변을 보지 못해 속이 불편해서 변비약을 먹거나 간혹 항문으로 좌약을 넣기도 하고 심지어는 관장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변을 딱딱하지 않게 만들려면 수분을 충분히 머금고 있게 해야 하는데, 어떤 이들은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만 자주 보게 되지 변비가 해결되진 않는다.


변이 수분을 많이 포함하게 만들려면 섬유질이 많은 현미밥 채소 과일 등의 식물성 식품을 먹으면 된다. 섬유질이 수분을 흡수하여 변을 무르게 하고 부피도 커져 대변보기가 훨씬 쉬워진다.




이유 2. 당뇨병 예방 및 치료에 좋다.


백미에는 섬유질이 별로 없어 혈당을 급히 올리고 췌장에 무리를 주기에, 백미를 많이 먹을수록 당뇨병 발생이 증가한다 [6].


섬유질은 장에서 당분 흡수를 느리게 해 혈당 증가 속도를 완만하게 만들어주기에 췌장에서 한꺼번에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지 않아도 된다. 섬유질이 없는 음식을 먹어 소화가 빨리 진행될 경우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기에 인슐린을 짧은 시간에 대량 분비되어야 하고, 이 일이 장기간 반복되면 결국 췌장에 무리가 가서 서서히 당뇨병이 생긴다. 이미 췌장의 기능이 저하돼 있는 당뇨 환자의 경우에도 당분이 반복적으로 많이 유입되면 췌장 기능은 점점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 악순환의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 바로 섬유질이다. 섬유질을 풍부하게 섭취할 경우 약화된 췌장의 능력에 맞춰 당분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췌장의 기능이 서서히 회복된다.


평소 흰밥을 드시다가 입원 후 현미밥으로 바꾸게 되면 당뇨병이 있는 환자분들이 저절로 혈당이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기존에 먹던 약의 용량을 줄이거나 심지어 끊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현미가 혈당조절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백미는 혈당을 빨리 올리는 고혈당지수(high glycemic index) 식품이라 당뇨병에 해로우니 당뇨병 환자들은 피해야 할 가공식품이고, 반드시 현미밥으로 바꿔 먹어야 한다 [7,8].


약 20만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하버드 대학 논문에서 1주에 5회 분량(1 portion=30~40g [9])이상 백미를 먹는 사람은 당뇨의 위험이 17% 올라가고, 1주에 2회 분량 이상 현미를 먹는 사람은 당뇨의 위험이 11% 감소했다고 한다. 하루에 백미 50g을 현미로 바꾸어 먹는 것만으로도 당뇨병 발생률이 16% 감소한다 [10].  


7만2천명의 당뇨가 없는 폐경 후 여성을 상대로 약 8년간 현미와 같은 통곡물 섭취와 당뇨병 발생률을 조사한 연구에서 하루 2회 분량 이상 통곡물을 섭취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당뇨병 발생률이 43%나 적었다 [11]. 16개의 관련 논문을 메타분석한 광범위한 연구에서도 하루 3회 통곡물을 섭취하면 당뇨병 발병률이 32% 감소했다 [12].


현미밥은 당뇨병 예방뿐 아니라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현미를 포함한 채식을 먹는 군과 백미를 포함한 병원 당뇨식을 먹는 군의 혈당 변화를 3개월간 조사한 결과 현미·채식 군에서 HbA1c(당화혈색소)가 0.9% 감소, 백미·당뇨식 군에는 HbA1c 0.3% 감소로 나와 식사량의 제한이 없는 현미·채식이 칼로리 및 음식 종류까지 관리하는 병원 당뇨식보다 혈당조절에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13].


현미밥 채식으로 HbA1c가 0.9% 감소한 것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당뇨약인 메트폴민을 3개월 이상 사용시 감소되는 HbA1c 수치는 평균 1.1%였다 (아래도표) [14].

JA Hirst, et al. Diabetes Care 2012


즉 당뇨약을 쓰지 않고도 당뇨조절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처럼 현미밥 채식은 단시일 내에 혈당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으므로, 당뇨약을 복용중인 환자들은 유심히 살펴 저혈당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되고, 혈당이 저하된 환자들은 약 용량을 낮추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약을 아예 끊는 경우도 있다 [15,16]. 즉 이런 분들은 애당초 약 대신 음식만 바꾸었으면 당뇨가 완치되었을 분들이다. 음식이 바로 약이기 때문이다.



이유 3. 심혈관계질환 예방 및 치료에 좋다.


심혈관계질환이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이며 고혈압, 협심증,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심부전, 뇌졸중 등을 포함하는 질병군이다. 혈 중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면 동맥경화증이 유발되고 혈액순환이 저하되어 위에 열거한 각종 질환에 노출된다.


음식으로 들어온 콜레스테롤은 소장에서 흡수되는데 섬유질이 많으면 콜레스테롤을 붙잡아 배출시킨다.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는 담즙산에는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담즙산은 지방의 소화 및 흡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그 일이 끝나면 다시 흡수되어 간으로 가는데, 이 과정에서 장 속의 섬유질을 만나 흡착된 담즙산은 그대로 대변으로 배출되어 결과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다.

  

현미 속에 든 풍부한 섬유질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이 있어 동맥경화증이 완화된다 [17]. 하버드 간호사 연구에 의하면 하루 2-3회 통곡물 식품을 먹는 여성은 주 1회 이하로 먹는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로 사망할 확률이 30% 이상 줄었다 [18].


혈압이 높으신 분들은 당연히 고혈압 약을 먹고 있다. 약 46만명 고혈압 환자를 포함하는 147개의 논문들을 메타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혈압약을 매일 먹었을 때 심장마비 위험 15% 감소, 중풍 위험 약 25% 감소라는 효과를 얻었다고 했다 [19]. 그런데 놀랍게도 통곡물을 하루 3회 분량 먹으면 혈압 및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심장마비 위험 15% 감소, 중풍 위험 25% 감소의 효과가 있었다 [20].


즉 혈압약과 통곡물의 심혈관계질환 예방 효과는 동등하다.



이유 4. 대장암이 예방된다.


우리나라가 젊은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2022년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팀이 저명한 의학저널인 '란셋'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20-49세 대장암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21]. 이는 호주(11.2명)나 미국(10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중장년층부터 젊은 층까지 한국인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 1위다 [22,23].


일반적으로 대장암은 50세 이후에 주로 발병하는데, 조기 발병 대장암은 50세 미만(20-40대)에서 발병하는 대장암을 말하며 흔히 ‘젊은 대장암’이라고 부른다. 젊은 대장암이 증가한 원인으로 서구식 식습관이 꼽힌다. 대장암은 적색육(소·돼지·양)과 가공육(햄·소시지·베이컨) 섭취와 관련이 있는데, 육류 중심의 서구식을 즐기는 젊은 층에서 대장암 발병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고기는 발암물질이다.


2015년 10월 26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햄, 소시지 등 가공육을 담배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고 소고기,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는 발암 가능성이 큰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해 이들의 섭취는 대장암, 췌장암, 전립선암의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24]. 폐암이 걱정되면 담배를 끊듯이, 대장암이 걱정되면 육식을 금해야 한다.


대장에 생긴 용종(Polyp)은 대부분 양성이라 크게 해롭지는 않지만, 드물게 일부에서 5~10년 후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세계 5대 장수마을에 속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마린다 시민 약 5천명을 평균 26년 추시관찰 한 결과, 1주일에 최소 한번 이상 현미를 섭취하는 군은 대장용종 위험이 40% 감소했다 [25].


식이섬유와 통곡물 섭취와 대장암 발생과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 25개를 메타분석한 결과, 하루 3번(90g/day) 통곡물 섭취는 대장암의 위험도를 17% 감소시켰다 [26].


즉 현미밥은 대장용종 및 대장암을 예방해 준다.



이유 5. 현미밥을 먹으면 오래 산다.


우리가 음식을 가려 먹으려는 이유는 뭔가? 결국 건강하게 오래 살려는 것이다. 현미 등 통곡물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오래 산다.


45개의 관련 연구를 메타 분석한 논문에 의하면 하루 90g 이상 통곡물 식품 섭취는 당뇨병, 심장병, 호흡기병, 감염병, 암 등 질환의 위험을 낮추기에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17% 줄인다 [27].


약 78만명의 참가자가 포함된 14개 연구의 메타 분석한 하버드대학 논문에서도 하루 50g 이상 통곡물 섭취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16% 줄인다고 한다 [28].  


이처럼 현미는 장점이 많은 건강식품이다. 치아와 혀로 음식의 질감을 느끼고 구수한 맛을 즐기면서 꼭꼭 씹어 섭취하면 소화도 잘되고 각종 영양소도 잘 흡수되어 몸에 좋다. 그래서 현재 미국인을 위한 식사 가이드라인에서도 하루 최소 3회 분량의 현미와 같은 통곡물을 섭취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29].


현미밥을 먹는 것은 건강한 식사의 기본이다.


단일 식품으로 현미보다 더 좋은 건 세상에 없다.


"Couldn't be better!"




* P.S. : 현미밥을 사람들에게 권하면, "맛이 없어 안 먹는다"는 분들이 꽤 많다. 필자는 오히려 흰쌀밥이 맛이 없어 안 먹는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니 밥을 하는 방법이 틀리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맛있는 현미밥 짓는 방법을 소개한다.


1. 가장 흔한 실수는 현미밥을 백미밥 짓듯이 적당히 물을 넣고 바로 밥을 하는 것이다. 현미에는 쌀의 바깥층인 쌀겨가 보존되어 있기에 수분 흡수가 잘 안되어 물기 부족으로 퍽퍽하고 맛이 없는 밥이 된다.

2. 멥쌀현미만 가지고 밥을 하면 찰기가 없어 한국인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

3. 밥 짓기 하루 전에 현미쌀을 깨끗이 씻은 후 24시간 정도 물에 불린다. 멥쌀현미로만 하지 말고, 멥쌀현미와 찹쌀현미를 6대 4 또는 5대 5 정도로 섞어서 밥을 하면 좋다.

4. 멥쌀과 찹쌀의 비율은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조정한다. 찰진 밥을 선호하면 찹쌀 비율을 늘리면 되고, 된밥을 좋아하면 멥쌀 비율을 늘린다. 영양학적으로 멥쌀과 찹쌀의 큰 차이는 없다.

5. 일반 밥솥이 아닌 압력 밥솥을 사용하면 더 맛있는 현미밥을 만들 수 있다. 물의 양은 쌀량의 70-80% 정도로 하고, 밥이 거의 다 된 후 뜸 들이기를 충분히 해야 찰지고 맛있는 밥이 된다.

6. 처음 현미밥을 시도하시는 분들은 익숙해지기까지 백미를 10-20% 정도 섞는 것도 좋다.




* 에필로그(2024.7.20): 현미밥에 든 피틴산칼슘이나 철분을 강하게 흡착하여 제거하기 때문에 노인에게 큰 문제가 되는 근감소증, 골다공증 및 빈혈을 유도할 수 있어 노인에게는 현미밥을 권장할 수 없다는 유의 기사가 한번씩 나와 독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피틴산은 두려워 할 성분이 아니다. 피틴산에 대한 최신 정보를 새 글에 소개한다. -> 피틴산은 현미의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다.




참고문헌

1. AS Saleh, P Wang, N Wang, et al. Brown Rice Versus White Rice: Nutritional Quality, Potential Health Benefits, Development of Food Products, and Preservation Technologies. Comprehensive Reviews in Food Science and Food Safety 2019;18(4):1070-1096.

2. X Wu, T Guo, F Luo, Q Lin. Brown rice: a missing nutrient-rich health food. Food Science and Human Wellness 2023;12(5):1458-1470.

3. Institute of Medicine (US) Panel on Micronutrients (2001). Dietary Reference Intakes for Vitamin A, Vitamin K, Arsenic, Boron, Chromium, Copper, Iodine, Iron, Manganese, Molybdenum, Nickel, Silicon, Vanadium, and Zinc. National Academy Press. page 290-393.

4. 국립농업과학원, 국가표준식품성분표. http://koreanfood.rda.go.kr/kfi/fct/fctFoodSrch/

5. PD Higgins, JF Johanson. Epidemiology of constipation in North America: a systematic review. Am J Gastroenterol 2004;99:750-759.

6. EA Hu, A Pan, V Malik, Q Sun. White rice consumption and risk of type 2 diabetes: meta-analysis and systematic review. BMJ. 2012 Mar 15;344:e1454.

7. VS Malik, V Sudha, NM Wedick, et al. Substituting brown rice for white rice on diabetes risk factors in India: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Br J Nutr 2019;121:1389-1397.

8. JS Lee, N Sreenivasulu, RS Hamilton, et al. Brown rice, a diet rich in health promoting properties J Nutr Sci Vitaminol 2019;65:S26-S28.  

9. 18. 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 https://www.eatright.org/health/wellness/nutrition-panels-and-food-labels/serving-size-vs-portion-size-is-there-a-difference

10. Q Sun, D Spiegelman, RM van Dam, et al. White rice, brown rice, and risk of type 2 diabetes in US men and women. Arch Intern Med 2010;170(11):961-969.

11. ED Parker, S Liu, LV Horn, et al. The association of whole grain consumption with incident type 2 diabetes: the Women’s Health Initiative Observational Study. Ann Epidemiol 2013;23:321-327.

12. D Aune, T Norat, P Romundstad, LJ Vatten. Whole grain and refined grain consumption and the risk of type 2 diabetes: a systematic review and dose–response meta-analysis of cohort studies. European journal of epidemiology 2013;28(11):84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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