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엄마가 된다.
어제저녁엔 두통이 너무 심해 자는 아이 옆에 눈을 붙이고 누웠다. 진통제 한 알 먹으면 괜찮아질 것 같았지만 수유 중이라 약을 함부로 먹지 못하는 탓에 극심한 두통을 오롯이 견디고만 있었다.
엄마들만 아는 이 설움.
그래도 자는 아이 옆에 누워 눈을 감고 있으니 아이의 숨소리가 자장가가 되고 아이의 귀여운 냄새가 날 포근하게 만들었다. 이 기분 이 상태로라면 덜 고통스럽게 견딜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아이를 느끼다 스르륵 잠이 들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문득 눈을 떠보니 나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 아가.
아이는 자는 나를 보며 내 옷섶을 만지작 만지작 하면서 엄마가 잠에서 깨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누군가의 자는 모습을 보는 일.
사랑하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가만히 자는 사람을 들여다보면 움직이지 않는 얼굴에서 눈, 코, 입으로 지었을 표정과 말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가졌던 감정과 기분들이 천천히 떠오르게 되고 결국 그 사람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어쩌면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있는 그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드는 경건함이란 함께 시간을 보낼 때와는 다른 특별한 감정이다.
자는 아이를 보면서 아이와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이지 않을까.
반대로 누군가가 나의 자는 모습을 봐주었다면
내가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지 모른다.
지켜보았든 지켜보아졌든
잠에서 깨어나 서로의 눈을 보고 살아있음을 깨닫는 순간은 세상 어느 것보다 행복한 경험이었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아이와 눈이 마주쳤을때
그 순간은 머리가 하나도 아프지 않았고 두통약을 먹지 못한다는 설움도 없었다.
별일 아니었지만 난 그날 저녁 잠들기 전보다 훨씬 더 아이를 사랑하게 되었다.
매일 아침 꿈나라에 갔다 오면 불안한 울음으로 나를 찾는 아이를 위해
오늘 아침엔 아이가 깨어나자마자 내 눈을 볼 수 있도록 옆에 있어줘야지.
아이와의 사랑은 이렇게 하루하루 진화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