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놀자.

그렇게 엄마가 된다.

by 묘연

아침이다.

오늘도 하루가 시작이군. 오늘은 뭘 하면서 놀아줄까.

아이 앞에서의 원맨쇼도 소재가 바닥이 났고 아이의 웃음 포인트는 애매하기 이를 데 없어... 어떻게 웃게 해야 하지? 어떤 스킨십과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 거지...

어쩌면 아이 재롱의 팔 할은 엄마 재롱의 학습일지도 모른다며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가 누굴 놀아줘?’


아이와 놀면서 정말 즐거운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나일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도 해본 적 없는 웃긴 표정과 신기한 소리를 내보고 아이를 깨물었다 주물렀다 들었다 내려놨다를 하면서 아이의 한 번의 웃음에 나도 모르게 기쁘고 행복해 바보같이 입을 벌리고 헤헤헤 웃어 보이고 훨씬 많이 웃고 즐거워한다. 그저 엄마의 웃음을 보고 따라 웃는 아이건만 난 왜 그런 아이에게 ‘놀아 준다’라는 표현을 했을까.

며칠 전 아이를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서 아이보다 더 아이같이 기뻐하고 행복해하며 웃는 나의 목소리를 발견하고는 어쩌면 내가 아이와 놀아주는 게 아니라 아이가 나랑 놀아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 시작될 무렵 아이를 낳고 아이를 끌어안고 이 작은 집안에서 지낸 지 몇 달...

아이가 없었다면...

이 집에서 밖에 나가지 않고 이런 생활을 몇 달 했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행복할 수 있었을까?

돌이켜보면 아이 덕분에 힘든 일도 쉬게 되었고 아이 덕분에 이 추운 겨울을 따듯한 곳에서만 지내게 됐으며 아이 덕분에 남편과도 더 사이가 좋아지고 매일 웃고 즐겁고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와 아무 걱정 없이 하루하루를 지내게 되었다. 이젠 아이 없는 내 삶을 상상할 수 없고 아이가 있어서 글을 쓰는 일도 그림을 그리는 일도 너무 즐겁고 행복한데 말이다.


그래. 아이와 ‘놀아준다.’는 말 말고

오늘은 아이가 눈을 뜨면 이불속에 들어가 엄마랑 ‘놀자.’고...

엄마랑 놀아달라고 얘기해야겠다.


지금은 엄마가 전부인 줄 아는 어린 아가이지만 언젠가 아이가 자라서 엄마 말고도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엄마를 그만 필요할 때 지금을 후회하지 않도록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 아이와 시간과 마음을 나눠야지.

그냥 어제하고 또 달라진 아이의 모습을 찬찬히 관찰하면서 나의 행복을 온몸으로 표현해 줘야지.

그럼 아이는 웃고 나는 그 웃음에 또 웃고 아이는 또 웃고 난 또 웃겠지.

아이에게 놀아주지 말고 이젠 그냥 놀아야겠다.


얼른 아이가 잠에서 깨어나 나랑 놀아줬으면...


엄마랑 놀자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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