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할 수 없는 일.

그렇게 엄마가 된다.

by 묘연

어두운 방안에 둘이 누웠다.

“자기야 잘 자~.”

“너도 잘 자.”

“꿈나라 가면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시계탑 있지? 거기로 바로 와. 기다리고 있을게.”

닭살스러운 대화지만 우린 그때 꿈에서라도 함께이고 싶었다.

어떤 날은 다음 날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로의 목소리를 계속 듣고 싶어 밤새 통화를 한 적도 있었고 어떤 날은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고 며칠을 안겨있기도 했다.

많이 사랑하고 나서야 아무리 붙어있고 아무리 한 몸이 되려 해도 함께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애시절 함께 만나서 시간을 보내더라도 각자 집에 들어가 떨어져 있는 시간을 그리워해야 하는 것,

그리고 결혼을 하고 나서는 하루 종일 붙어 있다가도 침대 위에서는 각자의 잠에 빠져들어야 한다는 것.

아무리 사랑해도 함께 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잠을 잔다는 것은 어쩌면 잠깐 죽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루의 삶을 마감하는 일과 일생을 마감하는 일.

어쩌면 우리는 매번 죽음을 연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는 본능적으로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걸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제일 힘든 부분이 바로 ‘잠’이었다.

잠자기 전 아이는 누구보다 예민했고 누구보다 힘들어했다.

어젠 아이가 졸려하는 동안 나는 저녁때 못다 한 설거지를 했다.

우는 아이를 애써 모른 척하고 최대한 빨리 설거지를 했는데 엄마를 애써 기다리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아이.

'왜 안 자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아이는 잠자는 일이 엄마와 잠시 헤어지는 일이라 여기기 때문인 걸까.

또 그렇게 생각하니 설거지 그게 뭐라고 아이를 울렸을까 싶다.


자는 동안 엄마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이를 그토록 불안하게 만든 걸까.

우리 아이는 자기 전 내 젖을 물든지 아님 꼭 내 냄새를 맡아야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엄마의 존재를 확인하며 자야 하는 내 아들.

내가 남편을 사랑했듯이 이 아이도 결국 나를 많이 사랑할지도 모른다.


남편과 그랬듯

어두운 방안에 아들과 둘이 누웠다.

아이는 내 젖을 물고 내 가슴팍을 어루만지면서 잠이 든다.

나는 그런 아이 볼에 입을 맞추고 머리를 쓸어주고 등을 만진다.

어느새 아이는 잠들고 나도 스르륵 잠이 든다.

어떤 날은 눈 떠보면 아침.

내가 아이를 재운 건지.

아이가 나를 재운 건지.


삼일째 씻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그렇게 씻지도 못하고 자는 날이 여럿 된다.


그렇게 엄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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