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이 작은 집구석에서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는 일을 해야 하는 건 정말 힘들어.
내 미래를 위해, 아니 지금 나의 행복을 위해 시간과 돈을 쓰고 또 그것을 얻기 위해 일을 해도 모자랄 판에 하루 종일 이 작은 아이를 위해 나의 젊음과 나의 에너지와 사랑을 모조리 쏟아버리는 일은 나를 작게만 만들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을 만나 육아. 힘들지 않냐는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푸념들.
친구는 내게 물었다.
“근데 왜 낳았어?”
“그러게...”
“아이 낳은 거 후회해?”
‘후회’라는 단어에 번뜩 정신이 차려졌다.
자녀계획을 앞두고 있는 친구에게 그림자를 드리운 것 같아 미안해졌고 집에서 나만 기다리고 있을 아이에게도 미안해졌다.
사실 엄마들은 밖에 나가서 좋은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가령 아이의 웃음이 너무 이뻐서 심장이 간질거려 미칠 것 같다든지, 아이가 하루에 한 가지씩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이 늘어가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지.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남편의 모습이 이 작은 아이에게서 느껴졌을 때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래서 보드라운 볼이 닳도록 뽀뽀해주고 싶다든지. 여린 새싹 같은 머리칼을 매일 만지작 거린다든지.
힘들고 아플 때 고사리 같은 손으로 누워있는 내 머리를 쓸어주거나 사랑한다며 폭 안겨있는 아이를 보면 하나도 아프지 않은 다든지.
사실 아이를 보며 행복하느라 나를 생각할 겨를이 줄어든다든지.
그렇게 예쁜 아이의 세상엔 아빠도 있지만 전적으로 엄마라는 이름의 내가 커다란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말이다.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 왜냐하면 아이를 낳고 나서 느끼는 행복감이 너무 커서 아이가 생기기 전에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진짜의 행복이 아니었다고 생각될 정도니까.”
엄마들은 자기의 행복이 멀리 달아날까 봐 좋은 이야기는 숨기는지도 모르겠다.
육아가 너무 힘들다는 말을 한 트럭 쏟아붓고 돌아서서 아이를 보러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모를 거다.
집에 돌아가자마자 잠시 엄마의 자릴 비웠던 자신을 자책하고 아이에게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지를.
모유수유가 힘들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모유를 졸업하고 난 아이에게 괜히 한번 더 물려보고 싶은 마음을.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서 우리만 있을 때 작아진 아기띠를 괜히 메어보는 마음을.
작은집에서 혼자 행복한 게 너무 아까워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자랑하며 다니고 싶은 마음을.
힘들다는 푸념을 하면서 자기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말하는 거 조차 아까워 숨기고 있다는 걸.
그렇게 작은 집에서 얼마나 열심히 사랑하고 있는 지를.
얼마나 전투적으로 사랑하고 있는 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