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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아와 랄라 Jul 06. 2020

[랄라의 애장품] 행복으로 수렴하는 랄라의 소비

주의: 실용성은 기대하지 말 것

작가 『김랄라』


사다

행복해지려는 행위. ‘(돈을) 벌다’ 또는 ‘모으다’와 목적이 같다.



듣기만 해도 설레는 말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10억이 생긴다면?“ 집, 차, 금 등등… 플렉스(Flex) 하기 좋은 한 단어의 것들을 뒤로하고 나는 가장 먼저 ‘작업실’을 만들 것이다. 나의 취향을 담은 물건들이 가득한 나만의 작업실을.


2n년 간의 소비 활동을 돌아봤을 때, 나는 취미 생활과 좋아하는 것들에 아낌없이 돈을 투자한다. 나는 이것들을 ‘보물’이라고 지칭하고 아끼지만 함께 사는 엄마는 탐탁지 않은가 보다. ‘자리만 차지하는 놈들’이라고 대놓고 구박한다. 나의 ‘보물’들을 모아 두고 좋아하는 취미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을 원한다. 내게 작업실이 필요한 이유다. 오늘 나의 보물들을 몇 가지 공개하도록 한다. 랄라가 사모은 물건 4가지.  


_____1 운동화 활동하기 편한 옷과 신발을 좋아한다. 발에 착 감기고 오래 걸어도 안 아픈 운동화가 눈에 들어오는 수밖에. 신발장 안엔 면접용 로퍼를 제외하고 전부 운동화다. 굽 있는 구두 역시 찾아볼 수 없다. 운동화만의 자연스럽고 투박한 멋도 마음에 든다. 단발머리, 슬랙스, 운동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착장이다.         


_____2 기타와 블루투스 마이크 가무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실력과 상관없이 안 사고는 못 배길 물건들. 퇴사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기타 레슨 등록하기와 기타 구매였다. 덕분에 일 없이 놀기만 하는 진정한 베짱이가 됐지만 악기를 연주한 후 내 삶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마이크는 코로나19로 혼코노(혼자 코인 노래방을 가다)를 못하게 되자 망설임 없이 바로 구매했다. 지금은 기타 연주와 노래를 함께 하기 위해 당근마켓에서 마이크 거치대를 수색 중이다.  


_____3 수첩과 색연필 어려서부터 내 꿈은 동화작가였다.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시간이 즐겁고 소중했다. 내 이야기 속 소녀들은 무기를 들고 악당과 싸우거나 미지의 세계를 향해 동료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곤 했다. 지금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거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을 즐겨한다. 그런 이유로 하나 둘 사모은 수첩과 그림 도구들이 책꽂이 한 칸을 몽땅 차지하고 있다.


_____4 즉석 사진 사진은 기억의 유효기간을 무한정 늘려준다. 주기적으로 N드라이브에 들어가 추억 여행을 하는 이유기도 하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순수했던 감정과 순간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길 바란다. 나는 주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지만 즉석 사진 부스가 생긴 뒤부터 이곳을 자주 애용하고 있다. 겨우 두 사람 정도 들어갈 수 있는 협소한 공간에서 살을 부대껴가며 함께 찍는 사진은 기억에 더욱 오래 보관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사진을 찍는 과정마저 즐겁다. 포즈와 표정을 고민하는 순간부터 찍히기 전 숨이 막힐 듯한 긴장감, 사진을 기다리는 설렘까지. 의외로 혼자서도 괜찮다.


랄라의 꼬질꼬질한 운동화와 가무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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