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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의사 이훈희 Aug 13. 2018

체중조절가설, 세트포인트와 세틀링포인트

인체의 체중조절 시스템, 뭐 그리 엄격하진 않아요 

체중의 셋트포인트가 있다!고 많이들 하는데요. 이게 1950년대 개념입니다. 지금은 많이 수정되어 세틀링포인트, 이중중재포인트 등으로 발전하였고 현재는 고정된 체중설정점의 존재가 희박해지고 동적평형점이라는 개념으로 좀더 유연해진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임신출산, 결혼 등의 이유로 일생에서 체중이 계속 변하는 것만 보아도 세트포인트를 지지하기는 좀 힘들긴 한데요. 서구권 국가에서는 19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에 과체중인구가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 세트포인트조절가설을 적극적으로 수정하기 시작합니다. 


2014 Nutrigenomics of Body Weight Regulation

셋트포인트라는 개념이 처음 제기된게 1950년대이고 정확히는 set point regulation model이라 하는데요. 그 주창자 중 한명이었던 케네디 말을 인용해보면, 그가 주장한 바로는 지방이 브레인이 감수할 수 있는 어떤 시그널을 생산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전체 지방의 레벨을 조정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로부터 40년 뒤에 렙틴이라는 물질이 밝혀지면서 이 가설은 좀더 힘을 얻게 되었고, 지금의 지방중심적 사고에 매우 깊이 영향을 주게 됩니다. 


지방중심적 사고란 지방량이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지방조직과 뇌의 어떤 신호전달체계를 통하여 이것이 정교하게 조절되고 있다는 것으로 현재의 흐름은 지방 못지않게, 지방을 제외한 제지방조직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죠. 실제로 지방조직의 비율은 ~5-4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며 지방조직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렙틴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가 다소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가설은 도입부에서 잠깐 얘기했지만, 1970년대부터 좀 흔들리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체중의 셋트포인트가 있다고 인정을 한다면 우리 몸의 체중은 언제나 고정된 수치 혹은 엄격히 좁은 범위의 수치값을 가져야 옳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앉죠. 서구권국가에서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으로 가면서 과체중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우리의 체중이 특정포인트에서 엄격하게 유지되는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가 어렵게 됩니다. 비만은 사회적 계층에 따라, 다양한 가공음식의 범람에 따라, 좌식생활, 기술발전 등의 환경변화로 인하여 점점 늘어나게 됩니다. 당시에는 셋트포인트가 마치 상향된 것 같은 느낌을 주었고, 이러한 일이 일어난 요인에는 여러 사회경제적 상태라던지, 다양한 사회환경의 변화 등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죠. 체중증가에 기여하는 요인이 일어나는데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아무튼 이러한 결과들로 인해 셋트포인트는 좀더 유연성이 있는 개념으로 수정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이러한 개념이 바로 세틀링포인트조절가설(settling point regulation model)이라 하는데요. 

2014 Nutrigenomics of Body Weight Regulation


특정질환의 존재, 생활환경의 변화, 동기부여와 같은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이에 의해 우리 몸의 고정된 수치라고 여겨졌던 그 값들이 변하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그 값들은 체중, BMI, 체지방률, 기초대사율, 호흡율 등 다양할 수가 있겠죠.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 개념이 바로 세틀링포인트입니다 셋트포인트가 전통적 개념의 호메오스타시스(homeostasis)라고 본다면, 세틀링포인트는 동적인 항상성의 개념인 알로스타시스(allostasis)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체중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은 매우 많을 뿐더러, 그들 요인들은 서로 상호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게 됩니다. 어떤 요인에 변화가 생기면 그 요인은 결과치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다른 요인에 의해 보정되면서 결과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요인의 변화는 우리 몸의 생리기능이 담당하는 탄력적인 기능유지에 로드(load)로 작용하며 이러한 요인이 지속적으로 작용할수록 결과치가 변동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바뀌게 됩니다. 이를 알로스테틱로드(allostatic load)라 부르지만 지금 그 용어가 그리 중요하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A라는 사람이 직장을 옮겨서 퇴근시간이 늦어졌습니다. 그래서 식사를 늦게 하게 되고 주간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폭식, 야식으로 해결하는 행동변화가 생겼습니다. 정확히 6개월이 지나자 체중이 5킬로가 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체중이 유지가 됩니다. 이런 부분들이 바로 세틀링포인트를 이해하는 초석입니다. 우리는 일상의 많은 부분들을 점검하고 최근 일어났던 체중변화의 계기를 살펴봄으로써 왜 이러한 체중변화가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가 있죠.


2014 Nutrigenomics of Body Weight Regulation


알아두면 좋지만, 이러한 가설들을 이해하지 못해도 다이어트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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