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정답이 없다

by Mia 이미아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많은 약을 접하게 되었다.


아주 적은 용량의 약에도 몸은 반응했다. 남들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약도 나에게는 부담이 되기도 했고, 설명서에 드물게 적혀 있는 부작용이 실제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약을 복용하는 일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확인의 과정에 가까웠다.

처음에는 처방을 그대로 따랐다. 통증이 있으면 진통제를, 염증이 의심되면 항염제를, 불안과 수면 문제가 겹치면 관련 약을 복용했다. 대부분의 설명은 비슷했다.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

하지만 내 몸의 반응은 일정하지 않았다.


같은 약이라도 어떤 날은 아무 변화가 없었고, 어떤 날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몸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두통이 심해지기도 했고, 근육통처럼 전신이 쑤시거나 피부에 이상 반응이 올라오는 날도 있었다. 피로는 깊어졌고, 하루의 활동량은 더 줄어들었다.


효과가 없다는 것과,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약이 증상에 작용하지 않는 것과, 약이 몸에 부담을 주는 것은 구분해서 생각해야 했다.


문제는 맞는 약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약에 대한 접근이 조심스럽다. 가능한 한 최소 용량으로 시작하고, 반응을 확인한 뒤에 다음 단계를 생각했다. 새로운 약을 한 번에 여러 개 추가하지 않고, 하나씩 분리해서 몸의 변화를 지켜봤다. 반응이 애매한 경우에는 며칠 더 시간을 두고 판단했다.


어떤 때는 빨리 나아지고 싶어서 부작용을 감수하고 무리하게 약을 복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방법은 통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일반적인 기준을 설명했다. 이 정도 용량이면 더 늘려도 안전하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내 몸에서는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심한 근육통이나 어지러움이 생기기도 했고, 어떤 약에서는 피부 부작용이 올라왔다.


한때 천식 증상으로 1년 넘게 기관지 확장제와 관련 약을 사용했던 적이 있다. 작년에는 대학병원 호흡기내과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정상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밤과 새벽에는 기침 발작이 반복되어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고, 나는 다시 기관지 확장제 처방을 요청했다.


그 병원에서 처방받은 기관지 확장제는 신경계 부작용이 심했다. 손떨림이 조절되지 않아 들고 있던 작은 물건을 놓칠 정도였다. 이전에 사용했을 때 부작용이 없었던 약으로 바꿔달라고 다시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의사는 그 약이 정말 효과가 있었느냐며 반응했고, 대학병원에서는 그런 처방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약의 용량으로 환자의 증상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지켜본 내 몸은 일반적인 기준보다 훨씬 적은 용량에 반응한다.

그래서 약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효과가 있는지보다, 견딜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증상을 줄이기 위해 복용한 약이 오히려 일상을 더 좁히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역시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약이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 차이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약은 한 번에 여러 개를 시작하지 않고, 하나씩 추가한다. 최소 용량으로 시작해 몸의 반응을 먼저 확인한다.

복용 후 변화는 시간과 함께 기록한다. 통증, 피로, 수면, 체온의 변화를 함께 남기면 반응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효과보다 '견딜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조절한다. 일상을 더 좁히는 부작용이 나타나면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을 고려한다.

같은 약이라도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어, 일정 기간을 두고 다시 확인한다.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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