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지방간

by Mia 이미아

지방간이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은 다른 질환을 경과 관찰하던 중이었다.


검사 결과지에 지방간과 간섬유화 수치가 표시되어 있었다. 간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있었다. 그런데 그 결과를 받아 든 나는 한동안 이해하지 못했다. 지방이라는 말에서 먼저 떠오른 것은 튀긴 음식이나 기름진 것들이었다. 나는 그런 음식을 잘 먹지 못했다. 술도 마시지 못했다. 지방간과 나 사이에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았다.


의사에게 물었다.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살을 빼라는 말이 돌아왔다.


지방간이 처음 발견됐을 때 나는 마른 편이었다. 이후 활동이 크게 줄고 원인 모를 증상들로 앓으면서 체중이 늘었지만, 말랐을 때도 수치는 마찬가지였다. 체중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식사량이 많거나 식습관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운동을 하라는 말도 들었지만, 5분 이상 걷기 어려운 날이 있다는 사실은 진료 시간 안에서 고려되지 않았다. 활동의 범위가 이미 크게 제한되어 있다는 맥락은 답변에 반영되지 않았다.


왜 마른 사람에게 지방간이 생기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어떤 원인을 의심해 볼 수 있는지도 듣지 못했다. 간섬유화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지도 마찬가지였다.


병원을 몇 군데 더 다녔다. 돌아오는 말은 비슷했다. 체중을 줄이고, 운동을 하고, 식단을 조절하라는 것이었다. 걷는 것조차 5분이 어려운 날이 있다는 이야기는 진료 시간 안에서 이어지지 않았다. 먹는 양이 이미 적다는 말도 마찬가지였다.


마른 지방간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한 형태로, 체중과 무관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나중에 스스로 찾아보며 알게 되었다. 인슐린 저항성, 대사 이상, 만성 염증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는 것도. 하지만 그 어떤 가능성도 진료실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기계적인 답변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식사를 조금 더 신경 쓰는 것, 수치를 계속 기록하는 것 정도였다.


간섬유화 수치는 여전히 정상 범위를 벗어나 있다. 원인은 아직 설명되지 않았다.


몸의 여러 수치들이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신호들을 연결해서 보려는 시도는 시스템 안에서 찾기 어려웠다.



-간 수치와 간섬유화 수치는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기록한다.
-식사는 과하지 않게 유지하되, 지나치게 줄이지 않는다.
-간에 부담이 되는 가공식품과 당류는 줄인다.
-운동 권고를 그대로 따르기 어려운 경우, 가능한 활동 범위 안에서 무리하지 않는 수준을 유지한다. --새로운 수치 변화가 있을 때는 이전 기록과 함께 가져가 흐름을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월, 수 연재
이전 08화회복에 걸리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