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에 걸리는 시간

by Mia 이미아

몸이 무너지는 방식은 하루 단위로 끝나지 않았다.


어떤 날은 잠시 외출을 했고, 어떤 날은 평소보다 조금 더 움직였을 뿐이었다. 특별히 무리했다고 느끼지 않았는데도, 내 몸은 힘들어했다.


병원을 다녀온 날, 가까운 카페에 잠깐 앉았다 온 날, 마트에서 장을 조금 본 날. 그런 날들이었다. 집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세탁기를 돌린 것만으로도 그다음 날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지인을 만나고 돌아온 날은 대화가 길지 않았어도 마찬가지였다.


외출 후 앓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 회복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았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일주일 이상이 필요했다. 어떤 경우에는 몇 달이 걸리기도 했다.


외출을 하고 돌아온 날은 괜찮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다음 날부터 몸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일어나 있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고, 잠을 자도 회복되지 않는 상태가 이어졌다.


피로라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

단순히 지친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기능이 떨어진 느낌에 가까웠다. 움직임이 느려졌고, 생각도 둔해졌다. 작은 일에도 에너지가 크게 소모되었다.


다른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이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처음에는 이것이 무리였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냥 컨디션이 나빠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쉬면 나아지겠지, 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었다. 같은 종류의 외출 뒤에 같은 방식으로 무너졌다. 기록을 계속하면서 그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느 시점부터는 외출을 기준으로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날 할 수 있는 일보다, 그 다음날 감당해야 할 상태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


하루의 활동이 며칠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그래서 활동의 기준도 바뀌었다. 얼마나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보게 되었다. 외출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집 안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세탁기를 돌리는 것도, 글을 쓰는 작업도 마찬가지였다. 몸의 상태를 살피면서, 임계점을 넘지 않도록 조절해야 했다.


아주 작은 자극도 감당하지 못할 때면 내가 과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기록을 계속하면서 한 가지가 분명해졌다.


활동과 회복 사이에는 일정한 간격이 있었다. 그 간격은 짧지 않았다. 회복은 며칠 단위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하루 단위로 몸을 판단하지 않게 되었다. 며칠 단위로 상태를 보기 시작했다.

오늘 괜찮다고 해서 내일도 괜찮을 것이라는 기준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았다.


몸은 저만의 시계에 따라 반응하고 있었다.



-외출이나 활동이 있는 날은 그다음 날의 상태까지 함께 고려한다.
-하루 단위로 계획하지 않고, 최소 1주 단위로 일정을 나눈다.
-큰 활동 이후에는 수일에서 수개월까지 회복 구간이 필요할 수 있음을 전제로 일정을 비워 둔다.
-몸이 무거워지는 신호가 보이면 그 시점에서 활동을 줄이고, 추가적인 소모를 피한다.
-피로의 정도를 하루 기준이 아니라 주 단위 이상으로 기록해 패턴을 확인한다. 회복에 걸린 전체 기간을 함께 남긴다.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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