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내 몸을 관찰하는 법
원래 나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내곤 했다. 매 순간 느끼는 증상과 통증들을 모두 신경 쓰며 사는 것이 버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나에게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뒤, 기록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도구가 되었다. 단순히 “아프다”라는 말로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하루와 주간 단위로 반복되는 패턴을 찾아내려 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체온을 쟀다. 대부분은 37도 안팎에서 시작했지만, 일을 하다 보면 저녁엔 38.5도 혹은 그 이상까지 올라갔고, 때로는 이유 없이 열이 치솟아 있었다. 그럴 때는 몸이 보내는 경고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밤에 4-5시간 이상 자고 난 직후 침대에 누워서 잰 혈압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일어나 세면대 앞에 서기만 해도 수치가 급격히 뛰었다. 반대로 수축기 혈압이 20 가까이 떨어지질 때도있었다. 이러한 체온의 변동과 체위 변화에 따른 혈압의 급등락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하루 동안 앉아 있던 시간도 기록했다. 한 시간이 지나면 허리가 아파왔고, 골반 통증과 함께 배뇨 신호가 잦아져서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다. 집중을 하면 한 시간을 훌쩍 넘기기가 일쑤였고, 허리가 자극되어 반복되는 요의는 집중하기 힘들게 했다. 그래서 컴퓨터는 침실로 들어왔고, 한 시간 이상 앉아 있지 않으려 노력했다. 자주 누워서 휴식을 취하거나 짧은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을 들였다. 증상이 심한 날에는 잠시 앉아서 글을 쓰는 일조차도 고통이었다. 특히 작년부터는 5분 이상 서있거나 걷기가 힘들어졌는데, 이 같은 증상은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척수낭종이 신경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의심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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