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기술

에너지 통장 관리

내 하루는 정해진 양의 체력 통장이다. 스치듯 지나가는 월급 통장처럼 잠시 채워진 듯하다가도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아침에 병원 진료 같은 간단한 일정으로 잠시 외출을 하고 나면 오후에는 기진해져 까무룩 잠이 드는데, 이는 잠이라기보다 기절에 가깝다. 깨어나면 머리가 멍하고 눈앞이 뿌옇게 흐려져 정신을 차리기 어렵다.

집안일을 조금만 해도 며칠을 앓아눕는다. 글을 쓰는 일조차 하루의 에너지를 다 쏟아내는 날이 많다. 이러한 일상들 속에서 나는 내 몸이 허락하는 한계를 받아들이고 나만의 기준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