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신호에 귀 기울이기
어떤 날은 내가 의식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대답한다. 머리 뒤가 뻣뻣해지고, 왼쪽 골반이 묵직해지며, 손끝이 미세하게 저린다. 때로는 앉았다 일어나는 순간 혈압이 튀어 오르거나, 반대로 뚝 떨어져 어지럼증이 덮쳐오기도 했다. 보통의 일과를 보내면 오후엔 체온이 38도 가까이 오르면서, 땀이 나는데도 오히려 불덩이 속에 있는 듯 더위에 시달렸다. 소리는 없지만, 신호는 분명했다. 이런 작은 징후들을 무시하면 이어서 허리 통증이 폭발하거나, 며칠씩 이어지는 피로로 침대에 눕게 되었다. 나는 매일의 기록을 통해, 그리고 수많은 실패를 통해 이 신호들의 뜻을 배워왔다.
열감/불명열: 오후로 갈수록 체온이 급상승하며 내부에서 열이 오르는 듯한 더위. 땀은 나지만 오히려 오한은 드물다.
기립 후 급격한 혈압 변동: 누워 있을 땐 안정적이나, 기립 1~3분 내에 수축기 혈압이 약 20mmHg 변동하며 어지럼·두통 동반.
걷기 제한: 5분 이상 걷기 어렵고, 지속 시 허리·골반 통증과 왼쪽 다리 당김이 가속.
피부/면역 반응: 통곡물 섭취 후 손등·손목 두드러기, 특정 보조제(알파리포산) 복용 후 근육 경직·통증, 유산균 섭취 후 복통.
광/열 민감성: 햇볕 노출 후 수개월간 침상 생활로 이어짐.
소량 약물 과민 반응: 권장량의 절반 이하에서도 두통·불면·어지럼 반응.
습도/기압 민감성: 비 오기 전 습도 상승 시 허리 통증과 열감이 악화.
이 신호들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자율신경계와 신경계의 과부하를 알리는 경보였다.
시간(Time): 언제 시작되었나? (기상 직후/기립 1~3분/오후/야간)
강도(Intensity): 0~10 점수화. 이전 기록과 비교해 상승/하락 여부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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