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너무 오래 살아 있는 건가

삶이 형벌처럼 느껴질 때

by Mia 이미아

가끔 문득, 내가 너무 오래 살아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삶의 무게가 커지고, 내 가치보다 생존의 고통이 더 크게 다가올 때가 있다.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로 다가오기보다, 또 하루를 버텨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오는 날들.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형벌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감사일기를 써보기도 했고,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많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그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몸은 쉽게 따라주지 않았고, 때로는 원망스러울 만큼 버거웠다. 약을 바꿔가며 체질에 맞는 치료를 찾아보기도 했고, 명상과 호흡법으로 마음을 다스리려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몸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반응했고, 하루의 끝에는 피로와 통증이 남았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던 나는 평생 나르시시스트 가족의 학대와 가스라이팅 속에서 자율신경계가 무너진 채 살아왔다. 그래서 몸은 늘 극도로 지쳐 있었고, 사소한 일상조차 커다란 벽처럼 느껴졌다. 이 글은 그런 소진 속에서 살아온 나의 경험을 담고 있다.


어떤 날은 아침에 눈을 뜨는 것조차 두려웠다. 다시 하루를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며 오늘을 또 어떻게 버텨야 할지 계산하는 순간, 이미 지쳐 있었다. 이어지지 않는 진료와 진단 속에서 결국 집에서 혼자 증상을 견디는 날들이 많았다. 한밤중에 불현듯 찾아오는 통증에 약을 찾다가도, 병원에 가도 소용없다는 체념이 먼저 앞섰다. 설명되지 않는 증상은 결국 내 몫의 의심으로 되돌아왔고, 그 순간 집은 작은 병실처럼 느껴졌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Mia 이미아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나르시시스트 가족에게서 벗어난 가스라이팅 생존자. 내 글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상처를 이해하고,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나가는 과정을 발견하기를 바라며 용기를 내어 본다.

77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2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4화관계와 사회 제도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