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그리고 끝

생존 그 이후, 탈고의 기록

by Mia 이미아

2025년 11월 1일, 세 번째 브런치북 『생존 그 이후』의 마지막화를 발행했다. 첫 번째 브런치북 『생존의 기억』이 과거의 상처를 보듬는 여정이었다면, 이번에는 현재의 나를 조심스럽게 안아주는 기록이었다. 아직 아파도 괜찮다고, 내 경험과 감각은 실재한다고, 외부의 평가는 나 자신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며 쓴 글이었다.


처음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여전히 증명하고 싶었다. 내가 겪은 일이 진짜였고, 그 고통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러나 글을 써 내려갈수록 조금씩 달라졌다. 이제는 증명이 아니라, ‘기록’ 그 자체가 나를 지탱하고 존재를 확인시켜 주는 감각이 되었다.


생존 이후의 시간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그 안에는 수많은 형태의 애도와 재구성이 있었다. 고통이 줄어드는 날보다 다시 찾아오는 날이 더 많았고, 회복은 언제나 완성이 아닌 과정이었다. 그러나 그 불완전한 반복 속에서 나는 내 존재의 의미를 다시 배웠다. 아파도 살아 있고, 흔들리면서도 계속 창작하는 사람으로 남는 법을.


『생존의 기억』에서 시작된 여정이 『생존 그 이후』로 이어졌듯, 앞으로의 문장들도 언젠가 또 다른 형태로 나를 이끌 것이다. 그 이야기가 무엇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이번에는 두려움보다 기대가 조금 더 크다.


이제 나는 독자들에게 조심스레 말하고 싶다. 우리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여전히 충분히 큰 의미라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야기가 된다고. 나는 그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썼고, 이 글이 누군가에게 조용한 숨이 되어 머물기를 바란다.



https://brunch.co.kr/brunchbook/survivalmemorie

https://brunch.co.kr/brunchbook/lifeaftertrauma



miamehere_a_womans_hands_closing_a_beige_journal_on_a_wooden__bd3a41a9-1a64-43e4-a0cb-b94f2a091b48_0.png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