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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은미의 보석상자 Oct 27. 2020

5. 체코 출신 화가 알폰스 무하

무하 스타일의 창시자

알폰스 무하의 '지스몽다' [© Richard Fuxa Foundation]

중부 유럽에 자리한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서양 건축의 박물관이라 할 만하다. 중세 유럽의 느낌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옛 역사를 간직한 건축물과 문화유산이 많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흐라드차니 광장, 성 비투스 성당, 카렐 다리 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위대한 건축물들이다. 프라하 중심지인 구시가지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많은 건축물이 14세기 신성로마제국의 카렐 4세 시대에 축조됐지만 중세뿐 아니라, 근대 신고전주의나 아르누보(Art Nouveau·‘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1890~1910년 유행한 양식) 건축물도 잘 보존돼 있다.                                                        


프라하를 방문한 관광객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무하 박물관(Mucha Museum)’이다. 아르누보를 대표하는 체코 출신 화가 알폰스 무하(1860~1939)의 전시관으로, 무하의 작품세계와 삶을 조명하고자 1998년 문을 열었다.


히틀러가 경계한 체코의 애국자

무하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후원자를 만나 청년 시절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하며 잡지와 광고 삽화를 그렸다. 우연한 계기로 유명 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연극을 홍보하는 석판 포스터를 만들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포스터 하나로 당대 최고 배우와 6년간 계약을 맺으면서 각종 포스터와 장신구 디자인을 도맡게 됐다. 이와 동시에 무하는 슬라브족의 정체성을 고취하고자 ‘슬라브 서사시’라는 제목의 대작을 제작했다. 무하가 체코의 애국자였기에 히틀러도 그를 경계했다. 1939년 프라하가 독일에 점령된 후 불온 인물로 낙인찍혀 나치의 비밀경찰 게슈타포에 자주 끌려가 신문을 받았고, 그때 얻은 폐렴으로 사망했다. 


박물관에는 일명 ‘무하 스타일’로 불리는 넝쿨 같은 여인의 머리카락, 독특한 서체, 자연에서 차용된 화려한 장식 등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아르누보 스타일의 포스터부터 ‘슬라브 서사시’ 연작까지 망라돼 있다. 무하의 유명한 작품 가운데 ‘사계(1896년 作)’, ‘4가지 보석 : 루비, 에메랄드, 자수정, 토파즈(1900년 作)’는 무하 스타일의 아름다운 여인을 볼 수 있는 대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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