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간의 입원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이었다.
몸도, 생각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모두가.
그동안 정신력만 바르고 강하다면 못 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늘 정신력을 강조했었다.
그런데 내가 틀렸음을 이제야 알게 됐다.
몸이 아프고 절망적인 이야기가 들리자
정신력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껏 내 몸이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걸어 다닐 수도, 뛸 수도, 일을 할 수도, 아이를 낳을 수도 있었던 등등의 모든 것이
건강한 신체가 아니고는 불가능했지만,
알지도 못했고, 감사해하지도 않았다.
몸에 좋은 것을 주지도 않았다.
완전하진 않지만
이 상태라도 걸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다행이다.
20일 후 나는 다시 이곳에 발을 디딘다.
그때는 지금보다 단단해져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