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팅 통보를 받은 날, 그 기분이 어떤지 나는 잘 안다.
아이비데이 종료! 웨이팅(Waitlist) 탈출을 위한 슬기로운 대처법
웨이팅 통보를 받은 날, 그 기분이 어떤지 나는 잘 안다.
합격도 아니고 불합격도 아닌 그 어중간한 자리. 어떤 부모님은 "결국 No라는 거지" 하며 포기하고, 어떤 부모님은 반대로 "아직 기회가 있어!"라며 지나치게 희망을 품는다. 둘 다 틀렸다. 웨이팅은 아주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한 국면이다. 감정이 아니라 냉정한 계획이 필요하다.
오늘은 웨이팅을 받았을 때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솔직하게 얘기해보려 한다.
웨이팅이 뭔지부터 제대로 이해하자
대학들이 학생들을 웨이팅에 올려두는 이유는 딱 하나다. 합격시킨 학생들이 실제로 얼마나 등록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학교는 자기 클래스 사이즈를 채우기 위한 "보험"을 두는 것이다. 대학들이 웨이팅을 운영하는 이유는 yield rate(합격 후 실제 등록률)를 완벽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웨이팅은 등록 인원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한 여분의 자리 채우기 시스템이다.
그러면 실제로 웨이팅에서 합격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솔직히 말하면, 학교마다, 연도마다 편차가 너무 크다. Penn의 웨이팅 합격률은 통상 2~6% 사이를 오가지만, 코로나 시기였던 Class of 2025에는 예외적으로 17%까지 올라갔고, Class of 2023에는 0.5% 미만으로 내려갔다. Princeton의 경우 지난 18년간 웨이팅을 활용한 해는 약 3분의 2였으며, 가장 높았던 해는 16%, 가장 낮았던 해는 0.15%였다. 이 숫자들이 말해주는 건 하나다. 웨이팅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불확실한 자리라는 것. Cornell의 경우 최근 4년 평균 약 5,900명이 웨이팅을 수락했고, 그 중 실제로 합격한 숫자는 많게는 362명, 적게는 24명이었다.
웨이팅 통보를 받은 즉시 해야 할 것들
첫째, 제일 먼저 웨이팅 수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학교 포털을 통해 "나는 이 웨이팅에 남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이것부터 안 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스텝이다. 웨이팅에 남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둘째, 반드시 다른 학교에 디파짓을 넣어야 한다. 이건 협상이 아니다. 웨이팅은 binding이 아니다. 웨이팅 학교에 남겠다고 해도 다른 합격한 학교에 디파짓을 넣어야 한다. May 1 데드라인까지 다른 학교에 등록 의사를 밝히고 입금을 해두어야 한다. 나중에 웨이팅에서 합격이 오면 그때 디파짓을 포기하면 된다. 대부분은 환불이 안 되지만, 갈 곳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 그리고 다른 학교에 디파짓을 넣어두는 건 웨이팅을 포기하는 게 아니다. 현실적인 플랜 A를 확보하는 것이다.
셋째, LOCI(Letter of Continued Interest)를 써야 한다. 이것이 웨이팅에서 학생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LOCI, 이렇게 써야 효과가 있다
LOCI는 "나 아직도 너희 학교 원해요"를 전달하는 편지다. 근데 그냥 간절하다고 쓰는 편지가 아니다. 전략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LOCI는 400단어 이내로, 전문적인 비즈니스 레터 형식으로 써야 한다. 상사나 교장선생님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생각하고 작성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포함해야 할 내용은 세 가지다.
하나, 새로운 업데이트. 지원서 제출 이후에 생긴 새로운 성취나 변화들이다. 성적이 올랐다면 그것, 새로운 어워드를 받았다면 그것, 의미 있는 새 프로젝트가 생겼다면 그것. LOCI는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과외활동 업데이트, GPA나 시험점수 향상, 지원서 제출 이후에 받은 장학금이나 수상 내역이 포함되어야 한다.
둘, 이 학교가 나의 First Choice임을 명확히 밝히는 것. 단, 진심일 때만. 거짓말은 금물이다. 그리고 단순히 "제 1지망입니다"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왜 이 학교가 나에게 맞는지, 어떤 프로그램, 어떤 교수, 어떤 캠퍼스 문화가 나를 끌어당기는지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셋, 등록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것. 합격 시 반드시 등록하겠다고 명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학들은 yield를 높이고 싶어하기 때문에, "뽑으면 반드시 온다"는 확신을 주는 학생에게 유리할 수 있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있다. 불평하거나 웨이팅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지 말 것. 이미 제출한 지원서 내용을 다시 반복하지 말 것. 여러 번 연락을 취해 어드미션 오피스를 괴롭히지 말 것. 선물이나 기교를 부리지 말 것. 다른 학교의 합격 소식에 대해 거짓말하거나 성취를 과장하지 말 것.
특히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데, 학교마다 LOCI 정책이 다르다. 어떤 학교는 추가 자료 제출을 아예 원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기도 한다. 이 경우 LOCI를 보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지시를 따를 줄 모르는 학생으로 찍히는 것이다. 따라서 웨이팅 통보문을 꼼꼼히 읽고, 포털 안내사항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언제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보통 4월 중순이 좋다. 너무 이르게 보내는 것보다는 무게감 있게 타이밍을 잡는 게 낫다. 그리고 한 번 보냈으면 그걸로 끝이다. 두세 번 보내는 건 어드미션 오피서에게 피로감을 줄 뿐이다.
넷째, 고교 카운슬러를 움직여라
많은 부모님들이 간과하는 게 있다. 학교 카운슬러의 역할이다. 학생이 LOCI를 보낸 후, 고교 카운슬러가 어드미션 오피스에 advocacy call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카운슬러가 학교를 직접 연락해서 학생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는 것, 이게 생각보다 힘이 된다. 카운슬러에게 어떤 포인트를 강조해달라고 부탁할지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다섯째, 성적 관리를 절대 느슨하게 하지 마라
웨이팅 기간은 심리적으로 지치는 시간이다. 근데 바로 이 시기에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있다. 웨이팅이 여름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성적을 계속 유지해야 최신 성적 업데이트를 보낼 수 있다. 5월이나 6월에 웨이팅 합격이 오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8월에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다. 일부 학교, 예를 들어 University of Michigan이나 UC 계열은 여름 내내 웨이브 형식으로 웨이팅 합격자를 발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
솔직히 말하면, 상위권 대학의 웨이팅 합격률은 낮다. 특히 아이비리그는 더욱 그렇다. 그러니 LOCI를 보내고 나면, 정말로 "보냈다, 이제 내 손을 떠났다"는 마음으로 내려놓는 것이 맞다. 어드미션 전문가들도 같은 말을 한다. LOCI를 쓰고 나면, 그냥 거절당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라. 그러다 좋은 소식이 오면 보너스라고 생각해라.
합격한 학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지금 이 순간 학생에게 더 중요할 수 있다. 캠퍼스 투어를 다시 해보고, 그 학교의 커뮤니티를 알아가고, 그 학교에서의 미래를 그려보자. 웨이팅에 남겠다고 결정했더라도, 합격한 학교들을 진지하게 비교하고 하나를 선택해서 그 선택을 진심으로 축하해야 한다.
대학은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어느 학교를 가든, 그 안에서 무엇을 하느냐가 결국 인생을 결정한다. 웨이팅을 받아든 학생에게 지금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이거다. "넌 이미 잘 하고 있어. 이제 너답게 마무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