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5월 16일 금요일 / 셋 째 날 / 로마
여행을 오기 전, 정보를 찾아보다가 이런 후기를 읽었다.
‘로마는 고대 민속박물관입니다.’ 로마 중심부는 기원전,,, 1세기,,, 3세기,,, 14세기의 건물과 도로, 조각들이 남아 있어서 그 곳이 곧 로마의 힘이자 정체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현재 로마인들의 실제 삶 - 일하고 먹고 놀고 쉬는 일상 -을 엿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박물관’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던 것 같다. 그것은 내가 사는 하동의 최참판댁 드라마세트장을 구경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까?
아니다. 로마는 진짜다! 길을 가다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거대한 기둥은 기원전부터 있었던 신전(포로 로마노)이고, 자꾸만 하늘로 시선을 드높이게 되는 천사의 조각상들은 2세기 때부터 인간들을 지켜봐왔다.
승일이는 2000년 전의 숨결이 살아 느껴지는 거리를 걸으며 말했다.
“여기는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기분이 이상해..”
그렇다. 모든 것이 이상했다. 수세기에 걸쳐 위엄을 쌓은 건물도 건물이거니와, 그 공간을 빈틈없이 채운 유별난 사람들. 북유럽,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동유럽... 전세계 사람들이 로마로 몰려들었다. 경복궁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수준과는 차원이 달랐다. 사람들은 웅장한 건물 안팎에서 각양각색의 표정으로 놀라움을 표현하기도 하고, 그 외의 공간에서는 편하게 눕고 떠들고 웃고 있었다. 모두 다른 곳에서 태어났지만 여기가 자신의 고향인 양 돌아와서 인사를 하고, 쉬고, 젖을 먹는 듯했다. 시간을 밧줄을 잡고 고대로 찾아 온 여행객들은 이 곳에서 마음 속 고향으로 가는 지도 한 조각을 발견했을까? 완벽히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찰나라도 태초의 어머니를 마주할 수 있을까? 무수한 삶들이 한 곳으로 흘러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