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윰문학단” 이야기

<독서 모임>

by 민복숙


어린 시절에는 전화가 귀해서 편지쓰기가 일상이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익숙했는데, 책을 좋아하던 문학소녀는 어느 순간 쓰기와는 작별하고 아내와 엄마로만 살았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아이들을 키우고 나서, 좋아하던 책을 다시 손에 들게 되어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런데 돌아가면서 발제하는 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 부담을 조금 줄이고자 찾게 된 도서관 서평 쓰기 수업. 그곳에서 강사 선생님과 “혜윰문학단” 단원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때 만난 단원들과는 지금까지도 서로의 글을 읽어주고, 격려하며 어깨를 토닥여주는 소중한 인연으로 남아 있는데 바로 “혜윰문학단”이다.


그렇게 “혜윰문학단”은 서평 쓰기 공부를 시작으로 만나, 오랫동안 흩어지지 않고 각기 나름대로 글을 쓰고 있다. 그들은 각자의 특성을 살려 시인으로, 수필가로 또는 동화 작가로, 나름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처음 몇 년은 주로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혜윰서평단”이란 이름으로 지역신문에 서평 기고도 하며 활동했다. 그러다가 점차 시인으로, 수필가로 다양하게 범위를 늘려가면서 “혜윰문학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지금까지 잘 이어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책을 좀 더 많이 읽자는 취지로, 각자 나름의 글을 쓰면서, 우리의 만남은 다시 독서모임으로 꾸려가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서로가 추천한 책 중에, 지난달에는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로 풍성한 글 나눔을 했다.


그리고 이달부터는 월 1회를 월 2회로 변경하여 진행하기로 하고, 첫 회는 한강 작가의 ≪희랍어 시간≫을 읽고 많은 감동을 나누었고, 2회차는 로맹가리(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으로 정했다.


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모두 가능해서, 도서관에 책을 예약 (대출 가능한 도서관이 없었다) 해 두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먼저 봤다. 사실은 예전에 이미 영화를 보고 원작을 찾아 책도 읽었다.그런데 좋았던 느낌은 남아 있어도 세세하게 기억하지 못해서, 이번에 영화도 다시 보고 책도 깊이 있게 읽으려고 했는데, 예약한 책이 도무지 내 차지가 되지 않아 우선 영화만 보고 토론에 참여했다.


지난 모임 때, 앞으로 우리의 모임 결과를 개인 블로그에 간단하게 기록하기로 정했는데, 최근에 본 영화만 머리에 남아서 도무지 토론한 내용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 예약한 책은 여전히 연락이 없고, 어쩔 수 없이 기존에 했던 예약을 취소했다. 그리고 다시 책이 비치되어있는 다른 도서관을 찾아, 상호대차를 신청해 겨우 책을 받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대충 토론한 내용만 적어 둔 블로그에, 책을 읽고 서평을 써서 첨부하여 이번 회차 토론 정리는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실 따로 블로그를 개설한 게 아니고, 내 개인 블로그에 정리하기로 한 것이라, 조금 소홀히 했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는 않겠으나 약속이 마음을 편치 않게 했는데 그렇게라도 하고 나니까 개운한 생각이 든다.


이렇게 우리 “혜윰문학단” 단원들은 함께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누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다. 그러면서 생업으로 각자의 일에도 전념하고, 또 자신만의 글까지 쓴다. 이들의 앞날의 행보가 기대되고 또 궁금하다. 나를 비롯한 “혜윰문학단” 단원들에게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소망해 본다.




*도서관 책 예약과 상호대차

-예약: 다른 이용자가 책을 빌려 가서 원하는 책을 빌릴 수 없을 때는 예약을 하면 된다. 그러면 대출해 간 책이 반납되었을 때, 우선순위가 주어지고 예약한 이용자에게 문자가 발송된다.

-상호대차: 집과 가까운 도서관에 내가 원하는 책이 없을 때는 상호대차를 신청해 책을 빌릴 수 있다. 홈페이지나 도서관에 전화해 상호대차 신청을 하면 가까운 도서관에 책이 도착했을 때, 이용자에게 문자가 발송된다. 그때 가까운 도서관으로 가서 원하는 책을 대출하면 된다.


*위 내용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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