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_색색색

뿜어져 나오는 봄의 색

by 미부
35.jpg 철쭉의 붉은 점들

한 동안 일을 핑계로 아빠 생각에서 멀어져 있었다.

아빠를 기리는 것과 부정적인 감정 속에서 허우적 대는 것 사이를 생각했다.


엄마를 용서하기로 마음먹고 있다.

한 때는 화려하고 아름다웠을 두 사람의 한 때를 생각한다.

어떤 시간들이 지나면 그렇게- 사람이 죽기를 기다리며 외면할 수 있을까.

더 두려운 것은 그것이 어쩌면 엄마의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태연히 자신은 대우받고자 함에 혐오감을 느낀다.


그래도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은

아빠의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어눌해진 발음을 듣고도

상태를 파악하려 하기보다 이제는 죽음이 가까웠다며 이른 포기를 하고

정말로 죽음을 가깝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나뿐 아니라 온 가족이 마찬가지였기에 나는 조금은 죄책감을 덜어보려 하지만

그 날의 목소리가 생각할 때마다, 그 전화를 받았던 장소에 갈 때마다

참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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