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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구토끼 Jan 13. 2020

영어를 타락시키는 두 마리 악마

이름하야 전치사와 완벽주의

디저트에 중독되어 레몬 머랭 타르트와 허니버터칩을 매일매일 꾸준히 실천한 결과, 처참하게 불어난 저울눈금을 보며, 저는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악마란 누가 보기에도 나빠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달콤하고 좋은 모습으로 온다는 것을….


와타시 아쿠마데스

영어에도 이런 악마가 두 마리 살고 있습니다. 

사실 많이 살고 있는데, 그 중 특히 쎈 놈 두 마리를 집자면, 첫번째는 전치사요, 두번째는 완벽주의입니다. 


첫번째 악마, 전치사 


첫번째 악마, 전치사는 짜리몽땅한 만만한 모양새로 언뜻 별 거 아닌 잡몹 (잡스러운 몬스터, 매우 약하고 가치가 낮아 멸시받는다. 예 : 슬라임. ) 처럼 보입니다. 

수능이나 토익 영어 지문을 공부할 땐, ‘관계를 정의해 주는 애’ 정도로만 여기고, 다른 어려운 문장 구조를해석하기 위해 휙휙 넘기던, 만만하고 착한 친구처럼 보였겠지만, 그 실체는 사실 영어 레벨을 판가름하게 해주는 최종 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간 착했던 전치사는, 영어를 잘 활용하기 위한 고급 레벨에 들어가자, 차원이 다른 악마가 됩니다. 

“He went away.” 
“He went off.” 

위 두 문장 간의 뉘앙스 차이를 모르시겠다면, 당신은 그간 전치사에게 속아온 거십니다. 

더 나아가, 내가 표현하고 싶은 뉘앙스에 따라 어떤 전치사를 쓸 지 팍 떠오르는 분은 거의 없을 거에요. 

전치사가 사악한 건, 바로 이 “뉘앙스”를 쥐락펴락하기 때문입니다. 


뉘앙스가 살아있지 않은 언어는, 그게 어떤 언어이든, 재미없고 딱딱하며, 한 마디로 어색한, 교과서에나 실릴 언어가 되어버립니다. 

한국어에선 “조사”를 얼마나 맛깔나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작가의 역량이 보인다고 하는데, 이와 비슷한 듯 싶어요. 

그래서 피터캣 클럽에서도, 영어 아티클을 독해할 때 웬만하면 보이는 모든 전치사엔 네모를 치라고 권해드립니다. 


두번째 악마, 완벽주의 


두번째 악마, 완벽주의는 사실 영어뿐만이 아니라, 전 영역에 발을 담구고 있는 악질입니다. 

완벽을 향한 열정인 척 달콤하게 가장한 뒤에는, 완벽을 향한 집념으로 변모해서, 소유자를 짓눌러 결국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점에서, 이 악마는 다양하고 넓은 분야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죠. 

행복인 척 위장해선 결국 지방으로 변모해 버린 레몬 머랭 타르트와 아주 똑 같은 수법을 사용하는 악질입니다…따흐흑. 


영어에서 완벽주의로 인한 폐해가 특히 잘 드러날 때에는 회화를 할 때입니다. 

아는 단어로 자신 있게 말머리를 시작했다가, 문득 “그...그...” 표현이 생각이 안나, “어………….” 가 지속될 때. 

이 공백의 기간 동안 머릿속 뇌는 문법 체크하랴, 외워둔 단어장 뒤지랴, 문장 순서 배합하랴, 말이 되는지 따져보느라, 엄청 바쁩니다. 그래서 입에선 계속 “어………..” 소리만 납니다. 

그런데 바빠 죽겠는 와중에 내 앞에서 인내심 있게 웃으며 기다리는 상대의 얼굴이 보입니다. 

더 비참합니다. 

완벽과는 거리가 먼 이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내가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늘 쓰던 단어와 늘 쓰던 문장을 뱉어냅니다. 


그래서 미국을 가던, 미국 할아버지를 가던, 이 완벽주의에 계속 지배당한다면, 결국 성장은 더디고, 결과는 비슷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틀린 문장을 뱉고, 첨삭 받는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 자주 부딫히시고 계시다면, 오히려 자랑스러워 하시라고 응원하고 싶어요! 

내 취약한 부분을 드러내고, 이를 계속해서 바로잡아 나가는 거야말로, 진짜 완벽을 위한 옳은 방향이니까요. 




https://brunch.co.kr/@micamica199/73


매거진의 이전글 디저트처럼, 영어에도 취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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