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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Mar 11. 2020

변화, 흔들기? 진화?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점유율은 2017년 현재 28.5%로 2047년이 되면 37%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독거노인의 증가로 꼽힌다. 2017년 현재 가구주가 30대 이하인 비중이 35.6%로 가장 높았지만 2047년이 되면 기구주가 70대 이상인 가구가 40.5%로 역전된다는 전망이다. 이는 황혼 이혼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예측된 바이다. 주택 가격이 높아 비혼 및 만혼이 늘어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자의든 타의든 1인 가구로 산다는 것은 ‘혼자 있는 시간’을 선택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24시간 중 혼자 있는 시간은 의식 내에서 점유율이 늘어난다. 그 시간을 즐겁게 보내야 하지 않겠나? 


작가 A는 에세이 형식을 빌려 혼자 즐겁게 사는 방법에 대한 책을 썼다.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구성하는 분야 중 인간 행복의 기반인 의, 식, 주, 문화를 중심으로 집필했다. 에세이 형식을 취한 것은 정보와 체험을 섞고 독자가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 책에서 이체를 띄는 챕터는 “그룹 활동”이다. 혼자 즐겁게 지내는 법을 쓴 책인데 “그룹 활동” 챕터라니. 아무리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정했더라도 사회생활은 한다. 이 챕터는 대중 속 고독을 대중 속 즐거움으로 바꾸는 방식을 제안하는 챕터다.


책은 성공했다. 인쇄본과 및 전자책 모두 인세가 넉넉하게 들어왔다. 성장 곡선은 직선이 아니라 구불구불 했지만, 하한선은 정산 때마다 높아지고 있다. 작가는 이 추세를 타고 글의 형식을 에세이에서 실용서로 변경하여 성공 세를 이어갔다.


집, 음식, 옷, 문화 등 분야를 넓혀갔다. 이른바 라이프스타일 방법론의 형식으로 제안, 즉 독자를 선도하는 태도를 책의 방향으로 잡았다. 이미 지난 데이터를 분석해 기획하는 것이 아니다. 이로써 더 이상 혼자 취재 및 집필을 병행할 수는 없게 됐다. 어시스트를 채용했다. 


작가는 다음 작품에 대한 방향성을 어시스트와 공유한다. 어시스트는 이 방향성을 기준으로 자료를 조사하고 사진 촬영을 하여 이를 정리한다. 온라인 파트도 두었다. 1차 인쇄본과 전자책 형태로 출판을 하고, 매출이 기준선을 넘어서면 챕터 내용의 30%를 PC 및 모바일용 독립 블로그에 공개한다. 신규 서적 출판 전 ‘카운트다운 뉴스’도 게재했다. 주 매출은 온 오프라인 출판 인세에서 거둔다.


어시스턴트의 대우도 좋았고 작가도 다음 작품을 위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변화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자료 조사 파트의 어시스트 중 한 명이 기획 회의 말미에 제안을 했다. 자료 조사 시 동영상 자료를 추가하자는 것이다. 실용지는 활용 방식을 설명하는 기회가 많다. 대부분 이미지와 설명으로 프로세스를 그려 설명했다. 이를 온라인 환경에서는 동영상으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가장 먼저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온라인 파트다. 서적용 편집을 온라인용으로 변환하는데 잔손이 많이 가던 차였다. 차라리 그 시간을 동영상 편집으로 전환하는 것이 얻을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


반응은 좋았다. 설문 조사 결과, 서적 구매 후 활용 시 온라인 동영상을 참고한다는 반응도 접수 됐다. 이 동영상으로 동영상 사이트에 별도 계정을 만들어 게재했다. 구독자가 늘어나면서 광고 수익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어시스턴트는 멈추지 않았다. 두 번째 제안은 실용서에 PPL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이 의견에는 찬반이 나뉘었다. 우선 작가가 별도의 영업팀을 구성할 자금 여유가 없다고 했다. 현재 인원에서 차출을 하기에도 신규 팀을 이끌 영업자가 없다는 것이 나머지 직원에게서 나온 반대였다. 


찬성하는 사람들에게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취재 시 PPL 신청서를 제공하고 영업적 권유는 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블로그에 PPL 접수 페이지를 제작하자는 것이다. 개발이 필요 없이 신청은 클라우드 OA 프로그램의 문서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하여 개발 부담을 줄인다. 우선은 반응을 보자는 것이 찬성 팀의 제안이다.


작가는 ‘그 정도면...‘이라고 했다. PPL 수익이 추가되면 그것대로 좋다. 반응이 나왔다. 단지 상표와 연락처/약도를 책 마지막에 공유하고 블로그에 연락처/약도를, 가능할 경우 온라인 사이트 링크를 공유한다. 단가를 높게 책정하지 않은 것도 주효했다. 제안한 어시스턴트도 여기 저기 물어보고 조사해서 설정한, 낮은 개시 가격을 제안했다. 트래픽이 높아지면 올린다는 생각이었다.


조직 내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겼다. 서로 알아보고 세력을 합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들은 서적 출판에 특화된 직무 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서적외 매출이 늘어나고 그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성과가 서적 출판을 앞지를 경우를 겁냈다. 그들은 제안 어시스턴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조직이 분리되어 세력을 형성한 것은 그 이후였다. 그 시점은 어시스턴트가 디지털 사업을 하자고 제안한 순간이었다.


   

실용서를 위해 조사한 내용을 정보 앱으로 구성.


온라인 거래 가능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링크 연결


온라인 구매 발생 시 건당 매출 공유



서적외 사업 불안 파벌은 들고 일어섰다. 그 동안 조직을 정비하긴 했지만 서적 출판외 분야의 팀은 적은 인원에 경험이 적어 좌충우돌 해 왔다.


우선 반대 파트의 의견:   

기존 PPL 수입 및 인세로 사업 운영에 충분. 지속적 투자로 수익을 낮출 이유는 없다.



이에 대한 찬성 파트의 의견:   

조사된 자료를 서적용으로만 활용하는 것보다, 활용 범위를 늘려 사업 수익을 높일 기회를 잃지 말자.



다시 반대 파트의 의견:   

앱 제작 등은 외주 인력을 사용하는 등 투자 수준이 크다. 제안 사업의 경험자가 없어 신규 인력도 충원해야 한다. 인건비는 고정비이다. 그와 같은 투자가 손익분기점을 넘는 시점을 언제로 보는가? 다시 말해서 성공을 장담할 수 있나?



찬성 파트의 의견:   

투자 측면은 기존 사업성과를 기반으로 주식회사를 설립, 외부에서 투자를 끌어오자. 최근 클라우드 펀딩도 나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성공의 보장은 지금까지와 같이 우리가 얼마나 집중하는가 이다. PPL 접수 현황을 보건데, 광고비를 내지 않고 구매가 발생했을 때 매출을 공유하는 것이 선투자보다는 광고주 부담이 적을 것이다.



상황은 이렇다. 성공을 지속해 온 그 어시스턴트의 제안이지만 마지막 제안은 투자 규모가 크다. 신규 사업 성장으로 기존 사업 이상 일하기 힘든 사람들의 불안은 둘째치고라도 제안 사업은 이 회사에게는 개척해 나갈 땅이다.


변화를 ‘기존의 안정된 상황을 흔드는 변경’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변화를 ‘기존 사업을 진화시키는 변경’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이 두 진영의 논쟁은 이러한 입장들을 대변하는 것일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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