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브리엘의오보에 Mar 16. 2020

‘무엇을 줄일까’가 아니라 ‘본질이 무엇인가‘이다

본래 미니멀리즘 Minimalism이란 단순함을 추구하는 예술 및 문화 사조를 칭한다. 모든 기교를 배제하고 근본적인 것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 의미 중 필자가 주목한 것은 ‘근본적인 것의 표현’이라는 말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화려함을 추구했는지도 모른다. 빈틈없이 탄탄한 경력, 누구나 부러워할 지위, 경력과 현 지위를 표현할 물품들. ‘이것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채움’ 중심의 일상을 당연한 듯 전개해 온 것은 아닐까? 그러나 ‘채움’의 일상은 ‘호황의 경제’ 하에서나 가능했다. 


경제 불황이 이어지면서 소비 중심의 기존 생활 방식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증가했다. 소비가 줄어들면서 일상의 빈곤감도 줄어들었다. 쓸 돈이 줄어들었고 사는 집의 크기도 줄어들었다. 맞벌이를 해도 오르는 물가를 따라가기에 숨이 찼다.


충족이 줄어들면서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여 충족감을 늘리는 경향이 늘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즉, 개수로 충족을 채우던 습성이 변화하여 개수를 품질로 대체하기 시작했다고 필자는 본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거주 공간의 소형화를 불러왔다. 주거 공간의 소형화는 보유 물품의 소형화 및 소수화를 가속화 했다고 필자는 추측한다.


2015년부터 유행된 ‘미니멀리즘’ 동향은 이러한 사람들에 딱 맞는 옷이었을 것이다. 다양한 매체에서 미니멀리즘 방법론이 발표됐다. 시장엔 소형 및 다기능 상품이 출시되어 미니멀리즘 동향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했다.


일상에서의 미니멀리즘은 ‘꼭 필요한 것을 사고 불필요한 것을 줄이는 운동’으로 인식되어 있다. 이 범위를 넘는 매체 기사, 상품 등은 거의 없다. 이 부분에서 필자는 새로운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미니멀리즘의 본질적 의미에 맞는 일상 설계 및 전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줄일까’가 아니라 ‘본질이 무엇인가’라고 자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나의 본질은 무엇이고 이에 최적화된 일상 설계는 무엇인가? 노력하여 최적화된 일상을 어떻게 유지 발전시킬 것인가에 주목하는 것이 우리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버리고 구매하는 것에서 가성비가 기준이 되는 것도 다시 생각해 봤다. 실상은 ‘가격 대비 성능’이 아니라 가심비, 즉, ‘가격 대비 만족’이 아닐까? ‘이 가격에 이정도 맛이면 살 만해’, ‘이정도 외관이면 살 만해’, ‘이정도 기능이면 살 만해’ 등등.


우리는 적게 사고 적게 보유하는 대신에, ‘품질’을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비싸고 유명한 상품’이 아니라 ‘품질이 보장된 명품’을 구입해 동향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우리의 지위를 표현할 물품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본질에 최적화된 최고 품질의 물품’을 적절한 개수로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진정한 미니멀리즘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변화, 흔들기? 진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