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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Aug 16. 2020

주간 식단으로 여유 생긴 냉장고

오늘은 주간 식단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냉장고에는 냉장실과 냉동실이 있습니다. 어떤 식재료는 냉동실에, 어떤 식재료는 냉장실에 보관합니다. 다용도실에서 실온 보관하는 식재료도 있습니다.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입해 보면 판매 단위보다 섭취 단위가 낮아 며칠 동안 보관해야 할 일이 많이 생깁니다. 그래서 매주 구입한 식재료 보관법에 대해 검색을 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식재료는 감자, 고구마, 대파, 양파, 마늘입니다. 감자와 고구마는 소량 판매도 하지만 할인 이벤트 때문에, 혹은 가족 중에 다이어트 하는 사람이 있어서, 혹은 개별 크기(소량 판매의 경우 감자나 고구마의 개별 크기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때문에 kg 단위나 박스 단위로 구입하는 경우가 꽤 됩니다. 대파는 7~8 대 정도 들어 있는 것을 구입하게 됩니다. 적어도 1주일 이상은 사용하게 됩니다. 마늘은 깐마늘로 작은 포장을 주로 구입하지만 자주 구입하게 될 경우 이 역시 큰 포장으로 구입합니다. 양식을 하던 한식을 하던 마늘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소비하는 식재료는 매번 구입하게 되고, 먹고 싶은 메뉴가 있을 경우, 조리 시간이 길거나 부담이 되면 반조리 혹은 완전 조리 식품을 구입하게 됩니다. 4인 가족 기준 반조리 및 완전 조리 식품은 2봉 이상을 구입하게 됩니다. 반조리 혹은 완전조리식품, 그리고 최근에 회자되는 밀 키트(Meal Kit)는 조리가 쉬운 반면 보관 기간이 3일 이내(출처: [전문가칼럼]배달음식도 불안! 늘어나는 밀 키트 수요, 앞으로의 갈 길은!? / https://www.foodnews.news/mobile/article.html?no=80377)여서 빨리 소비해야 합니다. 중간 변심이라도 생기면 아슬아슬하게 의무감에 먹게 되기도 합니다.


변심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계획적 식단이 주는 장점을 덮는 장애물 같은 감정입니다.


식단을 구성해서 식사를 하는 장점은 영양 균형을 이룰 수 있고, 호기심, 충동으로 인한 구매를 막을 수 있으며, 식단(주간 식단의 경우)에 필요한 식재료만 구입을 하므로 식재료 구입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정보 매체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다양한 자료를 참고하여 주간 식단을 구성해 장을 봤는데, 이번 주 쿡방에서 다른 메뉴를 소개합니다. 그것에 호기심 혹은 충동이 생깁니다. 다행히 구입해 둔 재료로 소화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변칙적으로(주간 식단을 운용하면 정기적 구매가 가능합니다) 구입하게 됩니다. 또 이벤트나 쿠폰 메시지라도 날아오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이렇게 변심이 빈번할 경우 냉장고에는 손대지 못한 재료들이 남게 됩니다. 다행히 장 보고 와서 보관을 위한 손질과, 보관 용기에 넣어 보기 좋게 정리라도 해 두었다면 그나마 났겠지만, 봉지 채 던져두듯 넣어두었다면 냉장고는 문을 열기 겁나는 대상이 됩니다.


어쩌면 주간 식단 운용을 하기 전에 자신을 절제하고 제어하는 훈련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주간 식단을 운용하면 필요한 단위로 소비하기 때문에 다음 장을 볼 때쯤이면 냉장고에 빈 공간이 커집니다. 속이 다 후련합니다. ‘진작 이럴 걸‘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주간 식단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무기질의 균형 있는 섭취를 가능하게 합니다. 


저는 하루 권장 열량보다는 하루 권장 영양소별 분량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활동 내역에 맞게 열량을 기준으로 식단을 짜는 것도 좋지만, 5가지 영양소가 균형을 이룬 식단이 가장 좋습니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전체 섭취량을 낮추지만, 영양 구성을 흔들지 않습니다. 입맛에 따라, 지금 먹고 싶은 음식에 따라 섭취를 하면 특정 영양소의 양이 과해지고 이는 건강하지 않은 몸으로 이어집니다.


저희 집에는 성장기 청소년이 있습니다. 성장기라는 말에 신장(키)에 중점을 두게 될지 모르지만, 신장(뼈, 근육, 인대, 피부 등) 외에도 내장 기관의 성장도 이 시기에 이루어집니다. 뇌는 10세 이전에 성인 수준으로 성장하지만 10세~20세의 관리가 매우 중요한 신체기관입니다. 내장 기관에는 소화 기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심혈관계, 호흡계, 호르몬계, 면역계 등 다양한 기관이 존재합니다. 한 사람의 신체를 이루는 기관들이 성장하는 시기 역시 10대 성장기입니다.


따라서 단백질, 칼슘, 그리고 이들을 돕는 비타민 및 무기질의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대는 활동량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하니, 에너지를 내는 식품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방은 9 cal/g, 탄수화물은 4 cal/g입니다. 지방은 불포화 지방산이 함유된 것으로, 탄수화물은 뇌 소비 영양소 인 포도당을 공급하도록 식단을 고민합니다. 


뇌세포는 주로 포도당에서 에너지를 얻는데 케톤의 공급만으로는 뇌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근육은 장기간 포도당이 부족한 상황이 된다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현상이 생겨 운동 효율이 떨어지고 근육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

*출처: 김홍배(일산명지병원 가정의학과) /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정말 효과가 있는가? /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2016년 추계학술대회


그래서 아침 식사는 생략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아침 식사를 챙기는 덕분에 우리 가족 모두 아침 식사는 꼭 합니다.


여름 방학이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식단 구성에 변화를 주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방학 기간 동안은 대외 활동보다 실내 활동이 많습니다. 따라서 전체적인 섭취량은 등하교를 할 때보다 낮게 잡습니다.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지방과 탄수화물은 양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수영장이나 활동이 급격히 큰 날의 아침식사는 에너지 발생에 신경을 씁니다. 실내 활동이 과하거나 운동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저녁마다 혹은 아침에 3~4 km를 걷도록 함께 집을 나섭니다. 


이렇듯 저희 집의 식단은 아이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어른들의 영양도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을 중심에 두고 지방과 탄수화물을 조절하는 방식이 건강에는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 소화 기능이 떨어집니다. 이는 신체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하지만 건강한 생활을 위해 걷기와 스트레칭, 요가 등을 병행 합니다. 특히 요가는 한 자세를 1~2분 정도(어떤 강사님은 3분 이상 유지하신다고 방송에서 말씀하셨지만0 유지해 칼로리 소비를 지원하도록 합니다.


비타민과 무기질은 채소와 과일에서 섭취합니다. 녹황색 채소를 비롯하여 안토시아닌 색소가 많이 든 채소, 과일 등 다양한 색상(색으로 채소 과일을 차등 대우하지는 않습니다만)으로 식탁을 구성하려 노력합니다.


농업 혁명 이후 인류는 몇 가지 식품만으로 필요한 열량과 영양소를 얻는다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중 문장을 항상 생각합니다. 그래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해산물도 생선 외에도 섭취하려 노력합니다. 톳이 바다의 우유라는 별명이 있다는 말은 들어 보셨나요? 마음은 수렵채집인이 되어 다양한 식재료를 섭취하려 노력합니다. 덕분에 조리법도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게 됩니다. 건강을 위한 노력이니 즐거운 마음이지만요.


다시 식단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하루 3식을 기준으로 7일치 식단을 구성합니다. 식단 작성법이나 지원 도구(엑셀 시트, 앱 등)는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니 저는 말을 아끼겠습니다. 장보기는 주간 단위로 진행합니다. 장을 보고 식단 중심으로 간이 밀 키트를 구성하여 보관합니다. 냉장, 냉동, 실온 보관으로 구분되어 한 용기에 다 넣을 수는 없지만, 메뉴별 사용량으로 나누어 둡니다.


이렇게 보관하고 식단대로 소비하면 식재료가 줄어드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단위 구입 및 단위 소비 방식인 셈입니다.


그런데 고민이 생겼습니다.


어느 메뉴에는 마늘이 2 큰 술(8~12쪽)이 들어가고 어떤 메뉴에는 1 작은 술(1~2쪽)이 들어갑니다. 이러니 남는 식재료가 생깁니다. 판매 단위가 소비량과 맞지 않아서 오는 결과입니다. 누구의 탓이라기보다 우리의 지혜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이런 문제는 주로 마늘과 생강에서 발생합니다. 다행히 생강은 낱개 판매를 하는 곳도 있으니 그나마 문제는 적습니다. 마늘은 작은 봉지를 사도 2주 이상을 사용합니다. 그러니 보관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대파도 마찬가지라고 앞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


대파는 국에 넣을 것은 조리에 필요한 형태로 잘라 냉동합니다. 볶음에 사용하는 경우만 실온 보관(통기가 잘 되도록 함)하거나 건조제에 함께 냉장 보관 합니다(조미 김이나 기타 식품 포장에 든 건조제 표면을 잘 닦아 채소나 과일 보관 시 사용하면 물이 생기거나 물러지는 기간을 약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조리 방법도 다양하게 합니다.


건강에 좋은 조리법이 삶기와 끓이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이 있으니 감자나 고구마는 구워서 섭취하기도 합니다. 당근이나 애호박, 가지 등도 구우면 색다른 맛이 납니다. 


토마토는 완숙을 사서 갈고 조려서 소스로 사용합니다. 물론 상용 완제품 소스를 사서 먹는 일도 많습니다. 우리 일상은 바쁘니까요. 직접 조려서 소스를 만들면 또 다른 맛이 납니다.


오이, 양파, 비트, 무 등은 피클을 만들어 밑반찬으로 먹기도 합니다. 김밥 속 오이는 먹지 않아도 피클 오이는 아이가 잘 먹더군요. 


김밥 말이 나와서 말인데, 냉장고를 정리하는 메뉴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는 김밥은 마약 김밥, 김밥 전문점 김밥, 소풍 김밥, 그리고 스쿨푸드(특색이 있어서 브랜드를 그냥 기술하니 이해해 주십시오)의 김밥이 있습니다. 일식점의 김밥도 있습니다.


식재료가 남았을 때 굳이 볶지 않아도 쪄서 혹은 생으로 잘라 김밥을 싸면 남은 재료를 빨리 소비할 수 있습니다. 


주간 식단은 새벽배송을 업체(반조리 혹은 완전조리 식품)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조리가 간단해서 바쁜 주에는 유용합니다. 굳이 화력을 이용하지 않아도 데울 수 있어서 이기도 합니다. 도시락을 활용하는 편인데 바쁠 때는 새벽배송으로 대체합니다.


집에 작은 오븐이 있어서 식빵 만들기를 가끔 합니다. 잘 만들지 못하지만 검색한 레시피 대로 하면 어느 정도 맛은 납니다. 사서 먹는 것과는 색다른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샌드위치는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지방, 탄수화물이 모두 들어갑니다. 김밥과 비슷하죠. 크라상도 샌드위치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자 샐러드라도 해두거나 양배추로 만든 사라다가 있으면 속으로 넣어 먹습니다. 


주간 식단을 짠다. 결코 거창한 도전이 아닙니다. 호기심과 충동과 싸우는 것도 시작하고 얼마 안 된 기간뿐입니다. 비용이 줄어들고 냉장고가 여유로워지면 습관이 되고, 살림에서 큰 걱정을 하나 줄입니다. 


주간 식단도 익숙해지면 굳이 영양권장량 등의 자료를 보지 않아도 됩니다. 제철 재료로도 5가지 영양소의 양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양식, 한식, 중식, 일식 모두 활용하여 건강한 식단을 만드는 것이 즐거움이 됩니다. 다양한 식사가 일상의 지루함을 어느 정도 없애주기도 합니다(물론 가정식 조리가 취미인 저의 경우에 한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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